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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합류' 원희룡 "보수적통 얽매여선 안돼" 본격 좌클릭?

2017-01-04 11:39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희룡 제주도지사가 4일 새누리당 탈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합류를 선언하면서 "보수 울타리 내에서의 적통 승계라는 차원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신당 정강정책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과거의 유산과 보수라는 기존의 규정에 너무 수동적으로 얽매여선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이는 새누리당과 신당이 서로 간 '보수 적통'을 자처하며 노선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가운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 지사는 '과거의 유산'의 일례로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모델"을 꼽은 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 양극화가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도 개선되긴커녕 악화되면서 구조적 수렁에 빠지고 있다"며 "대기업에 국가 자원이 집중되고 대기업 성장에 모든 걸 의존하는 70년대식 성장에서 극복하고 성숙한 경제구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대기업에 대한 반재벌 정책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국가지원과 정책적 비려를 중소기업, 자영업자, 젊은 혁신 경제주체들에게 실질적으로 자원을 배분해 새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사실상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발(發)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운데)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정강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탈당 및 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탈 보수노선'을 제안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외교 안보 문제에 대해선 "세계 강대국 간 새로운 정치 주도권을 둘러싼 외교 안보의 삼각파고가 우릴 둘러싸고 있다"며 "강대국의 갈등 사이에서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균형잡힌 외교안보정책으로 우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우리나라의 입지를 단순히 주변 열강에 끼인 약소국으로 바라보는 안보관을 드러낸 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 지사는 이날 대통령 권력 분산을 위한 헌법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라는, 사실상 1948년 8월15일 건국을 부정하는 언급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안보·이념에서 '탈(脫)보수' 성향을 보인 원 지사가 합류하면서, 노선 확정에 있어 '따뜻하고 깨끗한 보수'라는 추상적 개념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보수신당에 내부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당의 대주주격인 유승민 의원이 오래 전부터 야권의 법인세율 인상론에 찬성해온 가운데,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에 사견을 전제로 반대 의견을 공언했다가 '노선 혼란' 관측이 나오자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이날 회의 공개발언도 하지 않았다.

신당은 지금까지 구체적 정강정책 논의를 비공개에 부쳐 진행해왔다. 내일(5일) 열릴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가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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