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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창당발기인대회·정강정책 가안 발표…과연 "보수 적통"?

2017-01-05 16:0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내건 개혁보수신당(가칭)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정당 조직의 뼈대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날 신당 창당발기인대회에는 1185명의 발기인 중 722명이 참석했다. 강길부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 진행됐다. 기업인, 군인, 주부, 환경운동가, 대학생, 장애인 등 소시민과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했다. 인터폴 부종채인 김종량씨, 장애인 방송인인 박마루씨, '최순실게이트' 시국선언 대학생인 배상민 동서대 총학생회장 등이 발기인으로 참석해 이름을 올렸다.

인재영입팀장인 김성태 의원은 발기인 소개를 위해 무대에 올라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소시민들을 우리가 지향하고 모시겠다"면서 민생 지향을 강조했다.

개혁보수신당(가칭)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창당발기인대회에는 1185명의 발기인 중 722명이 참석했다. 강길부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 진행됐다./사진=미디어펜



홍문표 의원은 "발기인 대표로 오신 분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1000만 촛불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회의 탄핵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인 친박 실세들이 오늘의 분당이란 상황을 불러왔다"면서 "30명의 의원들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反) 새누리당 이미지로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강길부 의장은 "한국 보수정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보수 적통' 지향을 밝혔다. 당 홍보공보팀장인 황영철 의원이 임시 당명인 개혁보수신당의 한시 채택안을 상정했다. 

창당추진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 정병국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기쁨과 설렘보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라며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를 재건한 '국민의 피',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산업화를 이뤄낸 '국민이 땀', 서슬퍼런 독재정권 속에서 민주화를 일궈낸 '국민의 눈물'로 세워진 나라"라며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 이것이 바로 개혁보수신당이 지키고자 하는 보수의 가치"라고 말했다.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시대착오적 수구집단과의 절연을 선언한다"며 새누리당에 날을 세운 뒤 "당은 보수의 적통임을 선언하며 국가 대개조를 위한 다음 정신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수평적 질서의 가치 기반 정당 ▲법치주의 실천 ▲공정한 규칙 기반 따뜻한 경제 ▲투철한 안보 등을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당내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물들도 당의 성공을 기원하거나 창당 취지에 힘을 보태는 언급을 남겼다.

'따뜻한 보수' 구호의 창시자 격인 유승민 의원은 "가슴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올라온다"며 "헌법과 공동체, 국가안보를 잘 지키는 정당을 만들어보고 싶다. 기본만 잘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발언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전날 '보수 적통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진보와 보수의 양날개가 서로 경쟁하면서 이끌어 갈 때, 같은 값이면 보수가 튼튼히 뒷받침할 때 부국강병과 국리민복의 미래가 있다"면서 보수라는 표어에 일단 무게를 실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스스로 국방을 지키는 안보의 중심에 우리 신당이 우뚝서야 한다"면서 야권발 '자주국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남겼다.

비박계 수장이자 당 대주주격인 김무성 의원은 "신당이 진정한 민주정당으로 출발하는 데 밀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당대표를 포함해 일체 당직을 맡지 않고 제2의 백의종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으로 전락해 이를 바로 잡아보려 노력했지만 수적 열세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는 신당이 '김무성·유승민 사당'이라는 일각의 시각을 돌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는 날까지 새누리당에선 대통령후보 선출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헌재가 인용 판결을 내면 60일 이내 대선인데 그렇게 되면 후보 선출과 대선, 본선을 도저히 치를 수 없는 새누리당의 대선 필패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정강·정책·당헌·당규 팀장인 김세연 의원이 5일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 직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강·정책 가안 발표를 브리핑했다. 7개 대목 이하 총 21개 소목을 둔 정강정책에 정의·법치, 의료 등을 직접 적시한 것이 타 정당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설명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이날 발기인대회 직전 신당은 정강·정책·당헌·당규팀장인 김세연 의원이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지향점을 담은 정강·정책 가안을 공표했다. 

이날부터 국민 의견 수렴을 거치기 시작할 가안에는 크게 7개 대목과 21개 소목이 명시됐다. ▲정의·인권·법치 ▲경제·과학기술·창업 ▲안보·외교·통일 ▲교육·복지·노동 ▲주거·의료·문화 ▲안전·환경·에너지 ▲정치·행정·지방분권 등이다. 

김세연 팀장은 "저희는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도 별도의 목차 제목 수준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정의·법치같은 민주공화국의 핵심가치를 별도 기술한 점이 특별하다"며, 경제관에 대해선 "경제성장과 경제정의를 분리하는 게 아니라 성장 담론과 분배 방법을 병립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재벌개혁의 경우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개선과 업종 분리 등을 골자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또 "따뜻한 보수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기본권 차원에서의 주거, 국민 삶의 질의 핵심적 내용인 의료 등을 큰 제목으로 별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주거의 경우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떨어뜨리고 대출규제를 완화해 가계부채를 늘리는 초이(최경환)노믹스 패러다임을 끝내는 것"이라고 부연했고, "의료는 사보험 의존도를 줄이고 공보험 위주로 보장성을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강·정책에서 의료 관련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거론한 점으로 미뤄 소득수준에 따른 건보료 누진적용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거의 경우 가구 특성별 '맞춤형 주택공급' 그리고 '서민금융 기반확충', '주거비 부담 최소화', '실질적 주거 복지 실현' 등을 적시했다는 점에서 국가 주도의 임거주택 공급 및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 정책을 지향할 전망이다.

이밖에 김 팀장은 "신당이 보수의 본류이자 적통을 이어받는다고 자부한다"고말했지만, 원 지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건국절이나 (정부 또는 국가) 수립 여부에 대해 논의될 여지가 없었는데,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의 그 부분을 사용했다"고 에둘러 답했다. '1948년 건국' 공론화에 앞장섰던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새누리당 탈당 대오에 합류하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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