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최고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홍콩 증시의 일부 종목들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홍콩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가 일본, 미국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달 11일 현재 외화주식의 투자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홍콩으로 투자금액은 1조3,859억원에 달했다. 홍콩에 이어 ▲일본 1조2,902억원 ▲미국 1조1,589억원 ▲영국 1,673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최대의 해외주식투자 지역은 일본이었다. 지난달 27일 기준 일본 주식 투자금액은 1조3,743억원에 달했던 반면 홍콩 주식 투자금액은 1조3,194억원이었다.
이처럼 홍콩 직접투자 규모가 늘어났지만 홍콩항셍지수, 홍콩H지수 등은 약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기준 홍콩항셍지수는 2만3,306.39로 연초에 비해 5.97% 하락했고, 홍콩H지수도 1만8,16.14로 13.51%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원은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 종목별로는 크게 오른 것도 상당수"라며 "개인 투자자의 경우 지수에 비해 많이 오른 종목 위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해외 펀드 실적이 안 좋다 보니 실망한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로 돌리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더욱이 증권사들의 해외 주문 시스템이 크게 개선돼 해외 직접 투자를 하는 데 별다른 불편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홍콩증시 상장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는 도시가스업체 '차이나 가스 홀딩스(CGH)'가 대표적이다. CGH는 이달 11일 현재 투자금액이 8,729억원으로 해외 개별종목 투자 규모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증권의 민성현 연구원은 "최근 몇 년 동안 홍콩을 포함한 중국 시장이 좋지 않았지만 카지노 관련주, 제약주 등의 업종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올해 선진시장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성장통을 다 겪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친환경 관련주, 게임·온라인 쇼핑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중국의 소비 정책에 맞춰 투자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항진 연구원 역시 "홍콩 지수가 그동안 많이 빠진 측면이 있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것 같다"며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