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그룹재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최대 관심사인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박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년사에서 금호그룹 재건을 언급한 만큼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 완성해 낼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박 회장은 2015년 9월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7228억원에 사들여 회사를 되찾았다.
당시 금호산업과 함께 엮여있는 계열사들을 모두 가져오면서 그룹 재건 작업을 큰 틀에서 완료할 수 있었지만 금호타이어는 '마지막 숙제'로 남았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지난해 경영 방침을 내놓으면서 "금호타이어 인수는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는 "올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시가로 6000억을 상회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매각 가격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박 회장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물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개인 자격으로 보유하고 있다. 본입찰에서 정해진 매각가를 박 회장이 수용하면 입찰 과정에서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인수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시가로 6000억을 상회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매각 가격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금호타이어
단 채권단과의 약정으로 계열사 자금을 이용할 수 없고, 이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당시 1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나머지 6000억여원을 차입과 자본유치로 조달해 현재 부채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은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마련한 돈에 해당해 채권단 약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자금 마련의 부담을 안은 박 회장으로서는 본입찰이 최대한 낮은 가격에 성사되는 게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산은이 인수 희망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아 유찰시키고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을 하게 되면 가격 협상을 새로 해야 해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만일 산은이 매각 작업을 아예 무산시키고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 후에 다시 매각을 진행하기로 하면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꿈을 잠시 미뤄둬야 한다. 금호타이어 본입찰은 12일 오전 11시 마감하며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예비입찰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에는 롱타이어와 더블스타,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등 중국 4개 업체와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 총 5개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