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28분께 검정색 체어맨을 타고 서울 대치동 특검 빌딩 주차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이번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최순실씨 일가 부당 지원의혹’ 등 다른 질문에 답을 피한 이 부회장은 1분여 남짓 포토라인에 섰고, 곧바로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것은 9년만이다. 그는 전무시절이던 지난 2008년 2월28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두가 국민적 관심사였던 만큼 특검 빌딩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내외신 등 200명 이상의 취재진이 출두 1시간 30분여 전부터 빌딩 주차자장을 가득 메웠다. 이는 지난 9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창(사장)이 출두 했을 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인원이다. 경찰도 특검 빌딩 곳곳에 병력을 배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급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특검 주변에는 정의당 서울시지회,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회 비정규직지회, 활빈단 등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뇌물죄 재벌도 공범이다’ ‘삼성전자 三馬(삼마) 전자로 개명하라’ 등의 문구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서울 대치동 특검 빌딩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펜
취재진이 둘러싼 포토라인은 오전 9시15분 쯤 이 부회장이 삼성 서초사옥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이 고됐다. 서초 사옥과 대치동 특검 빌딩은 자동차로 10여분 거리다.
이 부회장은 당초 예정됐언 오전 9시30분보다 2분여 빨리 특검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이 검정색 세단에서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자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방송 카메라도 이 부회장을 동선을 분주하게 쫓았다. 이 부회장 뒤편에서는 시민단체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국민연금 강탈 이재용 즉각 구속하라”를 외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을 지나갔다.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이 부회장은 검찰 출신의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1명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한편, 특검은 삼성의 최씨 지원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에 이 부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의 존재를 언제 알게 됐는지 여부와 최씨 일가 지원 결정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