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2시간 조사받은 이재용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8시무렵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나섰다.
어제 오전부터 소환돼 22시간의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수많은 취재진들은 얄궂게 그의 멘트를 따려고 마이크를 들이댔다. 그는 묵묵부답한 채 귀가했다.
NHK BBC CNN 등 미국과 일본 주요방송사들도 초췌한 모습으로 특검사무실을 나오는 그를 카메라에 클로즈업했다. 삼성 뇌물 횡령 이재용 등의 키워드가 주요국가에 전파될 것이다. 외신들은 지난해 9월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사태 때보다 삼성의 신인도 추락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10위권까지 소중하게 쌓아올린 삼성브랜드가치가 중대 위기를 맞았다.
이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삼성과 거래하는 해외 파트너들이 대규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과징금을 부과하는 국가도 나올 수 있다.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미국 월가 등의 펀드들이 투자를 포기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 합병문제로 격심한 전쟁을 벌인 엘리엇이 한미FTA조항에 따라 투자자국가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참으로 우울한 순간순간들이다. 특검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그룹총수를 모질고 가혹하게 몰아붙였다. 이부회장은 지금 이 순간 미국 애플과 스마트경쟁, 미국 일본의 반도체업체와의 반도체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최고사령관이자 한국경제의 선도자이다. 재계를 선도하고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최고의 리더가 강포한 특검의 칼날에 서 있다. 이부회장과 함께 삼성을 지휘하는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사장도 구속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이 특검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부회장에 대해 뇌물죄혐의를 갖고 강압적인 수사를 벌였다. 법조계는 특검의 공포스런 수사에 대해 촛불혁명을 의식한 과잉수사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매출 300조원이 넘은 삼성의 수뇌부가 특검에 의해 한꺼번에 수난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트7의 위기를 반도체의 대호황으로 극복했다. 지난해 4분기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는 최대 5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50조는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선장과 팀원들이 혁신과 도전으로 피와 땀을 흘려야 얻을 수 있는 열매다. 씨앗을 뿌리고, 북돋우고, 결실을 해야 할 삼성의 리더들이 특검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삼성 수뇌부 사법처리, 대외이미지 추락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경영하는 삼성이 정권 변동기 때마다 겪어야 하는 대가가 너무나 가혹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다면 이런 수모와 고초는 겪지 않을 것이다. 경영에 전념하면 될 것이다. 후진적 정경문화풍토가 지배하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재계는 모진 외풍을 견뎌야 한다. 기업과 기업인들을 최고의 애국전사로 칙사대접하는 미국과 선진국들이 부러울 뿐이다.
이부회장의 신병문제는 특검의 짜놓은 그림에 따라 처리되는 것 같다.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고 한다. 박근혜대통령과 독대했다고 해서 범죄자로 몰아가는 특검의 광기는 견제할 데가 없다. 광화문의 촛불쿠데타를 충실히 반영해서 박근혜정권과 대기업총수들을 처단하고 있다.
특검 역사상 이번 박영수특검처럼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우는 없었다. 권력을 전복시킨 집단이 정적들을 처단하는 혁명재판을 보는 것 같다. 중국 문화혁명 당시 주자파들을 처단한다고 했던 홍위병들의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 한국을 인권후진국으로 분류하는 유럽 어느국가 검찰의 시각이 틀리지 않다.
야당 추천으로 특검을 맡은 박영수가 정치적 편향으로 가득한 수사를 하고 있다. 특검이 좌파들과 야당지지자들을 의식해 지나치게 폭주하는 것 같다. 야당, 좌파세력, 그들을 둘러싼 지지자들만을 위한 특검은 존재이유가 없다. 한국대표기업 총수를 옥죄어서 그들의 한을 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좌파들을 위한 정략적 수단과 도구로 특검이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뇌물죄 견강부회, 좌파들의 분노 올라타 강압수사
이부회장에게 씌워진 혐의는 뇌물죄. 특검이 배임과 횡령까지 검토중이다. 뇌물죄는 억지다. 견강부회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한 것은 정당했다. 첫째 국민연금의 성격이다. 국민들의 노후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최적의 운용수익을 내야 한다. 국내 산업과 국가경제를 보호 육성할 책무도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미국 투기자본에 의해 경영권이 위협받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박대통령과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에 대해 합병찬성 의견을 낸 것은 최고통치자와 주무장관으로선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었다.
박대통령이 미국의 국민연금에 대해 투기자본편을 들라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심각한 직권남용이다. 엘리엇을 편들라고 했다면 박대통령은 이적대통령, 문장관은 매국 장관이다. 한국대표기업의 경영권 탈취를 막는 기업안보에 속한다. 박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삼성물산의 합병 찬성은 국민연금의 정책적 판단이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검이 무리하게 엮고 있다고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주말마다 광화문을 점령하는 야당과 반정부 반국가 촛불세력들은 박근혜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등 재계총수까지 조형물을 만들어 인민재판식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특검이 촛불특검으로 변질되고 있다. /미디어펜
국민연금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비슷하게 보유했다. 엘리엇주장처럼 삼성물산 주식이 저평가됐다면, 상대적으로 제일모직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입장에선 하등 손해볼 게 없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후반기 상장돼 대박을 친 것도 국민연금의 합병찬성에 중요한 근거가 됐다.
합병 찬성, 투기자본의 삼성 경영권위협 차단
삼성이 국민연금의 합병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에게 돈을 지원했다는 혐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을 결의한 것은 2015년 7월 10일이었다. 이재용부회장이 박대통령과 독대한 날은 같은 해 7월 20일이다. 박대통령은 이부회장에게 삼성이 승마협회 지원이 미온적이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삼성은 뒤늦게 최순실의 딸 정유라 등 6명에게 최대 2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맺었다.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결정과 삼성의 승마협회 지원은 인과관계가 없다. 특검의 주장처럼 이부회장이 합병찬성을 부정청탁하고, 댓가로 최순실에 뇌물을 줬다는 것은 논리가 서지 않는다. 삼성으로선 자발적으로 준 게 아니다. 최고권력자의 요구와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다. 삼성은 피해자인 셈이다. 이재용부회장은 지난해말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에 나와 승마협회 지원과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강요에 의해 지원했다는 것이다.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쥔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총수가 누가 있는가? 전혀 없다. 사업을 접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무모하게 거절사인을 보낼 수는 없다. 5공 군부정권시절 대통령에 밉보인 국제상사등은 공중분해됐다.
특검은 가혹한 공포수사를 하고 있다. 툭하면 긴급체포요 구속영장을 남발한다. 긴급체포 요건이 되지 않는 전직 장관과 교수들을 무차별로 엮고 있다. 특검이 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 국민연금에 찬성지시를 했다는 혐의를 씌운 문형표 전장관과 문화계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구속된 김종덕 전문체부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1차관, 신동철 전청와대 정무비서관등이 대표적이다.
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과 무기, 3년이상의 중형에 처해질 중죄를 저질렀을 경우에 적용된다. 문전장관과 김전장관, 정전차관 등이 이런 죄목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도주나 증거인멸 가능성도 없는데 무조건 구속영장이다. 이들이 차후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특검이 지금처럼 폭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촛불인민혁명을 의식해 공포와 증오를 조장하는 수사와 긴급체포, 구속영장 남발은 신중해야 한다. 지금의 특검에 대해 살벌하고 무절제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법원도 특검이 발부하는 영장은 대부분 들어주고 있다. 법원마저 야당과 좌파세력, 촛불눈치를 잔뜩 보고 있다.
특검은 촛불의 시녀가 돼선 안된다. 야당을 노골적으로 편들어선 안된다. 균형된 수사를 해야 한다. 무리한 결부와 강압수사로 폭주하는 것은 심각한 역풍을 초래한다. 가혹한 공포수사는 한국을 아프리카 수준의 인권후진국으로 전락시킨다.
특검 5000만국민의 특검맞나?
최순실 비리의혹은 엄정하게 캐서 처벌해야 한다. 최순실 비리수사는 권력을 등에 업고 이권을 챙긴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게 주목적이다. 최순실의 비리를 방관한 권력자들도 처벌대상이다. 특검은 가장 중요한 최순실비리 수사보다는 대기업을 단죄하는 기업특검으로 변질됐다. 권력의 피해자를 되레 무리하게 처벌하고, 옥죄고 있다.
검찰과 특검의 공소권 독점이 지금처럼 폭주하면 곤란하다. 균형되고 절제된 기소와 공소권행사가 필요하다. 특검이 촛불에 덩달아 흥분하면 안된다. 검찰과 특검은 5000만 대한민국국민의 검찰이요 특검이다. 야당과 좌파세력, 반정부세력, 촛불세력의 검찰, 특검으로 변질돼선 안된다.
최순실비리의 피해자인 기업과 재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고 본연의 경영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도 시급하다. 세계10대경제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에서 인권후진국, 문명국가를 의심케 하는 공포수사와 강압수사가 횡행하고 있다. 우리를 우울케하는 후진적 모습들이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