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최근 '선출직·정무직 65세 정년' 주장과 탄핵 찬반 의원 '추정 명단' 인터넷 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 나체 패러디 시국풍자 전시회로 물의를 빚고 있다.
조갑제 칼럼니스트는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표창원이 블랙리스트의 필요성을 증명하다!"라는 칼럼을 링크하며 "블랙리스트가 왜 필요한지를 표창원과 이 전시회가 증명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조갑제씨는 칼럼에서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게 창피하다! 이래서 블랙리스트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준 예", "표창원 그동안 그렇게 설치더니 결국 선을 넘네…저기 그림이 그냥 딱 니 수준이다" 등의 댓글을 인용해 표 의원을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라며 "기독교 폄하, 포르노 옹호 발언, 최근 어르신 폄하에 이어 이번 풍자를 빙자한 인격모독까지 벌인 표 의원은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풍자한 그림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서 버젓이 내걸렸다. 그것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 의원회관"에라며 "민주당과 국회는 표창원 의원을 당장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최근 노인 폄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며 "아니, 이건 성폭력 수준"이라고 표 의원을 비판했다.
표창원 의원을 직접 영입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런 일"이라며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에둘러 진화에 나섰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자신의 SNS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패러디 그림 '더러운 잠'은 '더티한 상상이고 '더티한 표현'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패러디를 위장한 프로파간다 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킬러는 신동욱도 아니요 반기문도 아니요 표창원"이라며 "추문과 추잡함의 끝판왕은 추창원"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는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대통령을 나체로 풍자한 그림이 전시 되어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프랑스화가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 했다고 하나, 그림에 표현된 '주사기 다발', '무당 차림을 한 듯 한 최순실' 등 그 내용은 이미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넘어 '여성비하'와 '인격살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언론연대는 '국회의원이 대통령을 공개 성희롱하는, 이게 나라냐!'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미혼 여성'인 점을 공략하여 염문과 출산 등 여성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공세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켜 왔다"며 "대통령을 창녀로 묘사했다"고 강한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이 확산되자 표창원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표창원 의원은 24일 공식입장을 밝혔다.
표 의원은 입장 발표문에서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요청을 의원실로 해와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했다"면서 "사무처가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설득해 결국 전시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모든 준비와 기획과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 주관으로 진행됐다"면서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표창원 의원이 밝힌 시국풍자 전시회 관련 사실관계 및 입장 전문이다.
표창원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나체 패러디 시국풍자 전시회로 물의를 빚고 있다. 하태경 의원도 "최근 노인 폄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며 "아니, 이건 성폭력 수준"이라고 표 의원을 비판했다. /사진=미디어펜
시국풍자 전시회 관련 사실관계 및 입장 전문
전 늘 말씀드렸듯 비판을 존중하고 다른 입장을 인정합니다. 다만, 허위사실이나 사실왜곡에 기반한 정치공세에는 반대합니다.
1. '표현의 자유를 지향하는 작가 모임'의 요청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며 장소대관을 위해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의원실로 왔습니다. 저는 도움을 드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드렸습니다.
2. 국회사무처의 난색 표명, 협의와 설득
국회사무처에서는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셨고, 작가회의에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닌 풍자라는 예술 장르, 국회라는 민의의 대변장에서 금지해선 안된다'는 입장이셨고 전 "전례가 없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되지 않느냐"고 설득해서 결국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3. 예술의 자유, 정치의 배제
이후 모든 준비와 기획과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에서 주관, 진행했고 저나 어떠한 정치인도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입니다.
4.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
전시회가 개막하고 현장을 둘러 본 전 지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있음을 알았고, 그 외에도 국회의원을 '머리에 똥을 이고 있는 개'로 묘사한 조각품, '사드' 문제를 풍자한 만화 등 다양한 풍자 작품들 봤습니다. 특히, '더러운 잠'은 잘 알려진 고전 작품인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정치적 논란
지난 주 금요일(1월 20일) 오후에 전시회가 개막됐고 저녁 8시에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열렸습니다. 이후 별 문제없이 전시회가 진행되던 중, 어제 (23일 월요일) 저녁에 보수 성향 인터넷 신문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언론사들이 이를 받아서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확대되었습니다. 제 전화는 불이났고 두 명의 기자에게 간략한 사실관계 설명하는 인터뷰 외에는 어떤 연락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속한 정당에서 절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는 이야기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6. 국회 사무처의 '더러운 잠' 철거 요청
오늘 오전에 국회 사무처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더러운 잠'을 자진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작가께 하겠다 하시면서 제게도 양해와 협조를 요청해 오셨고, 전 국회사무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처음부터 우려를 하고 계셨고, '예술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여러 정당이 협력해야 하는 국회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비난 등 '정쟁'의 소지가 되는 사안은 방지해야 하는 '중립'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철거 여부는 제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작가의 '자유' 영역이라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다만 작가와 주최측인 '작가회의'에 사무처의 입장과 우려를 충분히 설명해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7.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1) 전 저를 대상으로 한 조롱과 희화화, 패러디, 풍자 예술 작품에 개입하거나 관여하거나 반대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얼마든지 하십시오. 다만, '공인'이 아닌 제 가족, 특히 미성년자인 자녀만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셔야 합니다. 그들은 '공인'이 아니며 보호받아야 할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2)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이나 권력자, 정치인 등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풍자 등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주십사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3) 하지만, 일반 국민이나 예술인의 '자유'에 해당하는 표현이 아닌, 정치인 등 '공인'이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 혹은 감정 때문에 모욕 혹은 명예훼손적 표현을 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제가 이번 전시회를 의도했거나 기획했거나 개입했거나 검열 등 여하한 형태로 관여했다면 당연히 비판받고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위에 설명드린 제 역할과 행위 중에 이러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고 비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4) '시기'의 문제 및 '의도하지 않은 효과'에 대한 책임 : 지금이 탄핵 심판 및 (조기)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며, 이러한 상황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서 의도하지 않았을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존중합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습니다. 어떻게 져야 할 지는 좋은 안을 주시면 신중히 검토하겟습니다.
어떤 방향의 판단이든 여러분의 판단이 옳습니다. 전 제가 하는 언행이 늘 옳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혼자만 옳다는 아집에 빠진것은 아닌 지' 고민하고 언행을 합니다. 하지만, 저도 부족하고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옳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언행을 할 수도 있겠죠. 늘 배우고 깨우치려 노력합니다.
다만, 논란이나 불이익 혹은 압력이 두려워 피하거나 숨지는 않겠습니다.
8. 저는 '예술의 자유'를 지키고 보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예술에 전문성이 없고 예술가가 아니라서 개입이나 평가를 할 자격도 없고 의도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게 예술가들이 해 오신 요청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협조를 해 드리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