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정통SUV 코란도C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재시했다.
지난해 티볼리 에어 모델로 1.6리터 엔트리급 준중형 SUV 시장에 연착륙한 쌍용차는 '뉴 스타일 코란도 C'로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를 정조준했다.
앞서 지난 2015년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e-XDi220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등을 새롭게 적용하며 파워트레인을 교체한 4.5세대 코란도 C는 이번엔 내·외관 디자인과 안전·편의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세대 교체를 완성됐다.
5세대 뉴 코란도 C는 '우리 가족, 첫 SUV'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디자인 변화와 22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경쟁 차종 대비 높은 가성비가 특징이다.
쌍용차 마케팅팀 맹진수 팀장은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젊은 사람이 혼자 타는 차라면 코란도 C는 뒷좌석에 앉은 영·유아 등 가족까지 생각하는 차"라며 "30~40대 젊은 부부와 아이가 있는 가족이 주요 타깃으로 여가와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패밀리 SUV"라고 소개했다.
이런 뉴 스타일 코란도C의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서울 역삼동 국기원사거리에서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장을 왕복하는 약 290km 구간을 직접 스승해봤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DX에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로 2877만원이다.
실제로 본 뉴 스타일 코란도 C의 첫 인상은 먼저 접했던 사진이나 영상 자료와는 사뭇 달랐다. 실물이 더 낫다. 쌍용차의 디자인 시그니처인 숄더윙 그릴을 중심으로 헤드램프가 일체화된 라인을 형성하며 강인한 인상을 연출했다. 시승에 동승한 기자들 역시 확 바뀐 얼굴에 대해서는 대부분 호평을 내놨다. 일부기자는 수입베스트 셀링카 티구안과 비슷하다고도 말했다.
숄더윙 그릴은 최근 자동차의 그릴바가 직선이나 격자 무늬를 쓰는 것과는 달리, 접영을 하고 있는 수영선수의 어깨선에서 모티브를 얻어 절묘한 각도로 휘었다. 향후 Y400과 2019년 선보일 C300(코란도C 후속) 등 신차에도 적용되며 페밀리 룩을 형성할 예정이다. 헤드램프 아래쪽에 위치한 주간주행등에는 개별적으로 이너렌즈를 적용한 11개의 고휘도 LED가 적용됐다.
측면부는 새로 적용된 스포크 디자인의 18인치 다이아몬드컷팅휠과 날렵한 사이드 가니시라인이 눈에 띈다. 후면부는 날렵해진 리어 램프와 투톤 리어 범퍼, 듀얼 테일파이프의 조화가 멋스럽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찾기 힘들다.
일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너무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시트가 안정감을 준다. 허리 부분은 부드러운 재질로, 옆구리 부분은 딱딱한 재질의 패드를 사용해 안정감을 주고 내부에는 스프링 사용을 확대해 장시간 운전시 피로감을 덜어주도록 배려했다고 쌍용차 관계자들이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스티어링휠이다. D컷도 아니고 원형도 아닌 애매한 형태이긴 한데 그립감이 썩 괜찮았다. 운전자의 손에 밀착되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오디오,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들도 조작이 용이한 위치에 배열됐다.
실내에는 티볼리에 적용했던 6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계기반)가 적용됐다.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도 적용됐고 명품 오디오 메이커인 하만 그룹의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선 연결 방식이 아닌 점은 다소 아쉽다. 전방 세이프티 카메라도 경쟁 모델 중 최초로 적용됐다. 전후방 감지센서와 후방 카메라를 통해 주차와 저속주행 시 사각지대를 해소해 준다. 다만 실제 운전자 눈에 비친 시야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어 실용성 부문에서 다소 의구심이 든다.
뉴 코란도 C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이 극대화된 실내다. 차급 이상의 공간을 갖췄다. 뒷좌석 레그룸은 신장 177㎝의 기자가 앉아도 넉넉하다. 실제 뉴 코란도 C의 레그룸은 940mm로 투싼(938mm)과 캐시카이(845mm)보다 넓다.
특히 2열에 적용된 풀플랫 시트 바닥 공간은 마술과 같은 공간 활용성을 제공한다. 4륜구동 차량이지만 차체 가운데가 튀어나오지 않아 3명이 탑승하기에도, 짐을 싣기에도 확실히 편하다. 2열 시트 다이브(dive) 기능 적용으로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방석 부분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적재공간의 바닥 전체가 평평해져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건을 적재하기에도 용이하다.
시동을 걸자 카랑카랑한 디젤엔진의 엔진음이 들렸다. 시내를 빠져나오며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실내 소음에 주목했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를 탈 때마다 거슬렸던 진동은 거의 느낄수 없었다. 도심에서의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초기 발진시 머뭇거림이 없이 잘 나간다.
뉴 스타일 코란도 C에는 2.2리터 e-XDi220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맞물린 아이신 6단 변속기와의 궁합도 만족스럽다. 가장 큰 장점은 최대 토크가 저속구간인 1400rpm부터 2800rpm에 달하는 넓은 영역에서 발휘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속 구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경쾌한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금새 시속 150km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과속카메라가 산적한 구간인 만큼, 잠시만 방심해도 금새 규정속도를 넘어가 감속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하체는 탄탄한 편이다. 최근 많이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으나 안정적인 차체가 유지됐다. 높은 토크는 코너링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해도 신속하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오르막 구간도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다만 150km를 넘어 고속으로 치고 올라갈수록 디젤 엔진 특유의 떨림이나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유입되기 시작한다. 세단 차량에 익숙하거나 NVH(진동·소음)에 민감한 운전자들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시승을 마치고 난 뒤 확인한 연비는 리터당 11.7km였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는 시승의 특성과 성인 3명이 탑승한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다.
쌍용차는 이번 미디어 시승행사의 슬로건을 '가족 여행'으로 잡았다. 돌아오는 기점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화천 산천어축제장으로 설정했다. 세밀히 뜯어보면 아쉬운 점도 없진 않지만 만족스러운 가성비를 갖춘 준중형 SUV다. 주말에 밀린 잠을 뒤로 하고 가족과 나들이를 떠나는 '착한 아빠'들을 위한 패밀리카로 추천할 만 하다.
기존 모델보다 가격은 소폭 상향됐다. 전면부 디자인을 대폭 바꾸고 공간 활용성을 높인데다 편의사양도 보강한 대가다.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다만 운전자중심의 SUV가 가족을 위한 SUV로 재탄생하며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시승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뉴 스타일 코란도 C의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KX 2243만원 ▲RX(고급형~최고급형) 2565만~2713만원 ▲DX 2877만원 ▲Extreme 2649만원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