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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반기문 백기…뜨는 'Mr.국보법' 황교안 "보수 헤쳐모여?"

2017-02-01 19:30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지난달 2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그 생각(국정안정) 뿐"이라던 황교안 권한대행. "이제는 그 생각(대선 출마)"을 하지 않겠냐는 정치권의 생각이 상수로 등장했다.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전격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년을 봉직했던 유엔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며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며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그동안 반반행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보수 빅텐트론을 펼쳤지만 한계에 부닥쳤고 창당이나 입당 또한 여의치 않는 정치지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던 동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러브콜을 보내던 새누리당도 황교환 권한대행을 대선후보로 거론하며 서서히 등을 돌렸다. 바른정당 역시 이곳저곳을 기웃하는 반 전총장의 모호한 태도에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말라"는 태도로 돌아섰다. 결국 명예를 중하게 여기며 살아온 그의 인생관이 신상이 탈탈 털리며 총성 없는 전쟁판에서 버텨내기에는 무리였다. 꽃길만 걸었던 그에게 가시밭길은 형극이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황교안 권한대행이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Mr. 국보법'이라는 별명에 '뼛속까지 보수'로 통한다. 때문에 보수진영에서는 반기문발 불출마가 황교안발 '헤쳐모여'가 될 수도 있다. /사진=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로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이제 상수로 떠올랐다. 반기문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정진석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라며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썼다. 풀어보면 그만큼 황교안 권한대행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반 전총장의 대선후보 사퇴에 앞서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황교안 권한대행과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공언했던 '깜짝 놀랄 후보'가 황교안 권한대행인 것인가"라며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황교안 권한대행 영입은 오만과 파렴치함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황교안 총리 또한 언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것인가. 정말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라며 "권한대행으로서 본분에 집중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반반행보의 반 전 총장보다 황 권한대행의 잠재력을 경계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Mr. 국보법'이라는 별명에 '뼛속까지 보수'로 통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현직에 있으면서 '국가보안법 해설'을 펴내 얻은 별명이 'Mr. 국보법'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어 '뼛속까지 보수'라는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황교안 대안론'은 바로 이런 바탕속에서 물밑을 흐르다 수면 위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대권주자로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꾸준히 10% 전후를 지속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30일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우리 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남은 것은 보수의 결집이다.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은 대선 레이스에서 '불임정당'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미 대통령은 떼어 논 당상쯤으로 여긴다. 문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와 경제관이다.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찾겠다는 그의 안보관은 한미동맹에 위협이다. 국가보안법철폐, 한일관계의 냉각, 대북정책 등도 위험하다. 대기업 죽이기 등 반시장적 경제민주화로 인한 경제 위기는 가중될 게 뻔하다.

반기문 전 총장의 사퇴는 보수결집의 새로운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찢어진 보수의 정체성을 되돌아볼 기회 제공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통합진보당을 해산을 주도하고 외교안보적 색깔을 강하게 드러낸 황교안 총리라면 쉽사리 손사래를 칠 이유가 굳이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반기문발 불출마가 황교안발 '헤쳐모여'가 될 수도 있다. 바야흐로 대선정국에 또다른 지각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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