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그룹의 임원인사가 정몽구 회장의 최종사인을 받았다. 이번 임원 승진자는 총 348명으로 지난해(368명)보다 5.4% 감소했다.
그 동안 연말에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해온 현대차그룹은 올해 최순실게이트와 경제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이 해를 넘긴 인사발표는 지난 2006년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인사를 높아지고 있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실을 기하기 위한 실적위주의 인사원칙을 철저히 반영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5조1935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까지 떨어져 경영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2012년 10%대를 기록했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로 반토막이 났다.
정 회장은 전문성을 갖춘 신임 경영진 선임, 미래 기술 연구개발 부문 강화, R&D 최고 전문가 육성을 위한 연구위원 임명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이어가는데 주력한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과 중심의 여성 임원 승진 인사 시행 등 예년의 인사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친환경차 및 차량·IT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했다. 또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 최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ADAS)개발실장 장웅준 책임연구원을 이사대우로 승진시키는 등 발탁인사 주인공이다.
또한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해 온 장웅준 이사대우는 신임 임원이 되면서 현재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임원(1979년생, 만 37세)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연구위원 3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도 강화한다.
2009년에 처음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연구개발 분야 연구위원은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3명이다.
공병석 위원은 주요 차종의 내장 설계를 담당했으며, 이홍욱 위원은 고성능 가솔린 엔진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또 홍보기 위원은 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연료전지스택 설계 분야 정통 엔지니어로, 앞으로도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 성상록 부사장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신임 성상록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화공플랜트 건설 및 수주영업 등을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향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회사의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R&D 부문 승진 임원들의 약진은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중 ▲현대기아차 정보기술본부장 정영철 부사장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 박수남 부사장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양승욱 부사장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 전용덕 부사장 ▲현대건설 구매본부장 서상훈 부사장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 김창학 부사장 ▲ 현대엠엔소프트 홍지수 부사장 등 7명의 임원이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에서 배출됐다. 또 전체 승진 대상자 중에서도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높은 성과를 이뤄낸 여성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도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부원장 조미진 상무가 전무로 승진을,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는 이사를,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소영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카드 CS실장 강은영 부장은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실경영’과 ‘미래를 대비한 경쟁우위 확보’라는 목표를 모두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의 기대에 보답하고 고객 최우선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