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에서 핵심으로 밀고 있는 공약,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그 이면을 살펴보면 기가 찬다. 지금도 가뜩이나 비대한 게 공공부문인데 도대체 철밥통 공무원을 더 만들어서 어쩌겠다는 건지 의아해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터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공시생들 앞에 가서 나라가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공공 일자리 81만 개를 더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표몰이 선동질을 할 때 쓴 근거가 이거다.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의 OECD 평균이 21.3%인데, 한국은 7.6%다. OECD 평균의 절반 정도만 따라가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늘릴 수 있다.”
"응? 한국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이 저렇게 낮다고? 그럴리가..."하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은데 OECD 통계가 저렇게 나온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독특한 구분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정부로부터 고용이 된 모든 사람들을 저 통계에 포함시켰다. 한편 한국은 ‘정규직 공무원’들만 저 수치에 넣었다. 이렇게 하니 당연히 공공부문 일자리 숫자가 적어보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정부 지출 중 공무원 보수 지출 비율은 2014년 기준 21%다. OECD 평균은? 23%다. 평균치와도 유사한 수준이고, 한국 세금 부담율 고려하면(OECD 평균은 북유럽 큰 정부 국가도 다 포함되어 있으니),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미 공무원 월급으로 나가는 돈 충분히 많다는 얘기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공시생들 앞에 가서 나라가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공공 일자리 81만 개를 더 만들겠다고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캠프 측의 또다른 숫자 장난질은 ‘예산’이다. 일자리 81만 개 만드는 데에 매년 4~5조 원씩, 5년간 총 21조 5,050억 원만 쓰면 된단다. 참 웃기는 소리다. 대통령 임기 5년만 딱 계산한 거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약 27년. 나머지 22년 동안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은 쏙 빼놓고 말했다. 아니면, 본인 대통령 그만 두면 뽑아놓은 공무원 다 자르겠다는 말인가?
표몰이 선동질에 이끌린 공시생들이 죄다 표를 던져서 대통령을 만들어주면, 그래서 이런 위험한 공약을 정말 이행이라도 하게 된다면, 그렇게 진짜 헬조선이 열리는 거다. 가뜩이나 노동시장이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로 왜곡되어 있고, 수많은 비정규직 하층 노동자들이 정규직들의 대단한 ‘권리보장’을 위해 착취 당하고 있는 판국에, 정규직 공무원들을 81만 명이나 늘려버리면, 그들의 밥벌이를 위해 허리가 휘고 있는 비정규직들이 세금을 그만큼 더 내야 하는 거다. 혹은 다른 재원이 그리로 빠져들어가거나.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바로 이 왜곡된 노동시장 문제다. 문재인 측도 그걸 모르지는 않을 터, 다만 건드리지 않는 거다. 자신의 표밭인 민주노총 상층노동자 분들의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을 테니. 이렇게 정략적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공약보다는, 표몰이 할 수 있는 포퓰리즘 성 공약만 내놓다 보니, 대한민국은 헬조선의 구렁텅이를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 /우원재 자유기고가
문재인 캠프에서 핵심으로 밀고 있는 공약,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그 이면을 살펴보면 기가 찬다./사진=연합뉴스
[우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