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비하·묘사한 그림 '더러운 잠'을 출품한 국회 전시회를 개최해 공분을 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 심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4일 표창원 국회의원 제명 징계 요구안을 제출한 이래, 이날 부로 숙려기간 20일이 종료된 데 따른 것이다. 나아가 당은 표 의원이 국회 윤리위원직을 유지 중인 것을 미뤄 더민주를 강력 규탄했다.
국회 윤리특위 여당 간사 김기선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성 대통령의 나체를 합성한 사진을 전시해 큰 물의를 일으킨 표 의원에 대해 윤리위 제소가 된지 오늘로 꼭 20일"이라며 "숙려기간이 오늘로 끝난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를 크게 실추시킨 문제이기때문에 윤리특위에서는 내일이라도 소집해서 표 의원 징계 심의가 이뤄지도록 윤리위원장과 야당에 이 부분에 대해 촉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20일자 트위터, 미디어펜
김 의원은 "특히 표 의원은 더민주에서 추천돼 윤리특위 위원으로까지 돼있는데, 이 부분도 적절한지 특위에서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에 "내일부터 윤리특위 소집 요구가 가능한 상태인데도 아직 표 의원이 윤리위원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과연 더민주가 이 문제에 대해 얼마만큼 인식을 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가세했다.
또한 "우리 당 국회의원 전원이 표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요구를 하고있기 때문에, 지금 더민주가 표 의원을 교체하지 않고 아직도 윤리위에 앉혀놓는 모습이나 다른 문제로 이를 덮으려는 작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표창원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저희가 앞으로 분명한 입장을 취해나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얘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오후 논평에서 "윤리특위는 더 이상의 지체없이 즉각 징계 심사에 착수해 여성의 성(性)을 모독하고 (노인 등에 대한) 인격살인을 서슴지않으며 국격을 훼손한 표 의원에 대해 철퇴를 가하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앞서 더민주는 숱한 망발로 국민적 지탄을 받아온 표 의원에 대해 당직 정지 6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셀프 면죄부'를 하사한 바 있다. 당 윤리의식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며 "윤리특위는 더민주와 표 의원의 비뚤어진 윤리의식에 경종을 울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24일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진행된 전시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여성 나체화를 합성해 비하 묘사한 그림 '더러운 잠'(우측)이 내걸렸다. 그 왼편에는 흑인·난민·외국인·흙수저·동성애자 등 소수약자를 비롯해 '여자'를 대표하는 글귀가 적힌 작품이 눈에 띄어 역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한편 표 의원은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조기 인용을 암시하는 '곧, BYE! 展'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고,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작가들과 20일 오후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전시회 첫날 사전에는 문제의 그림 '더러운 잠' 앞에서 전시회 홍보 겸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흘 뒤인 23일 더러운 잠 전시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한 후 표 의원은 여야 불문 정치권의 비난에 직면했으며, 다음날인 24일 예정보다 1주일여 앞당겨 전시회를 철수했다. 더민주 윤리심판원은 표 의원에 대한 징계 심의에 착수해 이달 2일 당직 정지 6개월이라는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에서는 '중징계'라고 표현했지만, 초선 의원이자 주요 당직을 맡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많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