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정권이 바뀌어도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은 계속 공급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14일 본지 취재결과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 사업 지속적 운영 여부에 대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뉴스테이 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발표할 예정인 중장기 대책 논의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연구 용역을 발주해둔 상황이고, 필요성이 충분하므로 정부에서는 2018년 이후에도 지속(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테이가 박근혜 정부의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공급도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 하는 의문에 대한 답변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MB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이 박근혜 정부에서 뉴스테이로 이름만 바뀌었듯 대선 이후 정부가 바뀌어도 임대 형태의 공급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름과 형태가 조금 변할 수는 있어도 시장이 원하므로 축소 혹은 중단시킬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정권이 바뀌어도 뉴스테이 지속 공급 여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은 뉴스테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무조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데 있다.
경기도 성남 위례신도시의 W중개업소 관계자는 “뉴스테이는 8년간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하로 제한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애초 임대료 책정이 그리 저렴하진 않다는 인식도 많다”며 “임대에 살면서 월세를 내느니 대출받아 이자 갚으며 사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을 받고 집을 사놓고 운이 좋으면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으나 뉴스테이는 분양전환의무가 없는데다 업체에서 분양 전환한다 해도 8년 후의 시세이므로 월세를 부담하던 입주민이 구매가 가능할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테이 임대료는 서울 중구 신당동이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원(전용 59㎡ 기준), 영등포구 대림동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전용 44㎡) 등 주변 일반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보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 수익이 더 이득인 만큼 민간기업만 좋은 일 아니냐고 말하는 수요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뉴스테이가 애초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인 만큼 계속 공급돼야 한다는 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당초 뉴스테이는 계약만료 후 임대료 급상승, 짧은 계약기간, 임대기간 중 퇴거요구 등의 ‘실질적인’ 임대민의 불안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건설사들이 낮은 가격을 염두에 두기보다 일반분양 아파트 수준의 시설 및 차별화된 주거서비스 등 ‘임대료가 아깝지 않은’ 상품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는 “지난해 뉴스테이 청약률을 보면 시장에서 원하는 수요자가 분명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높은 임대료는 지역에 따라 비싼 아파트와 저렴한 아파트가 있는 것과 같은 논리로, 입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특히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 경쟁적으로 좋은 상품을 제공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인 성과라고 본다”고 말을 이었다.
지난해 분양한 한화건설의 뉴스테이 '인천 서창 꿈에그린' 견본주택이 몰려든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자료사진=미디어펜DB
실제 지난해 분양한 뉴스테이들은 ‘인천 서창 꿈에그린’ 3.7대 1, ‘힐스테이트 호매실’ 3.1대 1, ‘수원 권선 꿈에그린’ 3.2대 1, ‘첨단 대라수 뉴스테이’ 2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는 평균 26.4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W중개업소가 위치한 위례신도시의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는 전용면적 84㎡ 보증금이 5억원을 넘었으나 10.1대 1의 평균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뉴스테이 중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는 임대주택에 호수조망 및 테라스 설계를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자료사진=미디어펜DB
참여 기업도 늘어 GS건설과 롯데건설 등 대형사기 이미 공급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중흥·태영·영무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뉴스테이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앞으로 뉴스테이는 '결코 싸지 않은 월세주택'으로서 주거서비스 등 비가격적 요소에 신경을 쓰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뉴스테이는 물론이고 행복주택도 기획 취지를 감안하면 정부가 바뀌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