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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리스크' 삼성전자, 상반기에 운명 갈린다

2017-02-20 13:36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올해 상반기가 삼성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무죄 입증'과 ‘갤럭시S8(가칭)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삼성의 미래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총수 구하기’와 ‘현안 챙기기’의 투 트랙 전략으로 그룹 살림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호송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우선 삼성은 이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뇌물공여 혐의와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특혜 등은 말이 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18~19일 이틀 연속 특검의 조사를 받았다. 이때 포승줄과 수갑을 찬 이 부회장의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그룹 총수의 이 같은 모습은 삼성 브랜드 가치와 대외 경쟁력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유무죄가 결정되기도 전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수감됐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에게는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됐을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나기도 전에 ‘범죄자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총수=그룹’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현실 속에 만에 하나 재판에서 유죄가 될 경우 삼성은 되돌리기 어려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에 대한 여론 악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의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4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위에서 42계단이나 떨어진 순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12월16일까지 미국 소비자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순위 급락은 갤럭시노트7 소손 사태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본격화된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의 또 하나의 과제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성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이후 소비자 신뢰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주춤할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는 애플에 선두를 빼앗기기도 했다.

갤럭시S8의 예상 렌더링 이미지 /출처=OnLeaks 트위터


현재 갤럭시S8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구글트랜드 등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갤럭시S8은 경쟁 제품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빈도로 검색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갤럭시S8의 성적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위상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갤럭시S8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사양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전면 물리 홈버튼 삭제, 후변 지문인식센서 탑재 등이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을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이 삼성전자의 최대 과제다. 갤럭시S8이 초반 세몰이에 성공하면 애플의 아이폰8(가칭) 출시 전까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노트7 사태로 떨어진 시장의 위상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S8는 다음달 29일 제품 공개 후 4월부터 글로벌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가 매년 4분기에 본격화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3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갤럭시S8 천하’가 될 수도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8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큰 변화에 대한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며 “혁신을 소비자 만족도로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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