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은 21일 최순실 국정농단 비화·폭로를 TV조선 등 언론과 기획한 것으로 드러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등과 관련 국회에서 '국정농단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안전행정위에서는 고영태 일당의 녹음파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조작·편파 보도에 관한 진상을 캐기 위해 각 상임위별로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대출 미방위 간사·염동열 교문위 간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고영태 일당의 녹음파일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의 핵심 증거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어제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 측이 증거로 요청한 녹음파일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헌재는 당사자인 고영태를 소재 파악이 불가능하다, 이미 한번 채택 결정이 취소된 증인에 대해 다시 소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했다"며 "헌재가 공정한 탄핵심판을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고영태 녹음파일을 청취해 보면 고영태가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해 폭로했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좀 더 강한 거 나왔을 때 그때 한꺼번에 터트리고 싶다. 그래야 한 방에 (박 대통령을) 죽일 수 있다'며 자신의 악랄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영태 일당이 이런 기획폭로 모의를 하는 과정에서 특정 언론의 기자가 이들을 설득한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 언론의 기자'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지난 16일 개인 방송 '정규재 TV'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TV조선의 이진동 사회부장(옛 한나라당 안산 상록을 당협위원장)이라고 밝히며 입장 표명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녹음파일에서 드러난 의혹·음모는 크게 ▲정권 파괴 및 헌정파괴 의혹 ▲검찰과의 내통 의혹 ▲일부 종편 등 언론과 방송 조작·모의 의혹 ▲차은택과 최순실 등 권력암투 의혹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등 장악 의혹 ▲증거인멸 및 은폐 의혹 ▲특정사업 이권 챙기기 의혹 등 7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한국당 소속 법사위·안행위·미방위·교문위 위원 일동은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며 "고영태의 7대 국정농단 사기행위에 대해 법사위와 안행위는 고영태 일당 녹음파일과 관련한 청문회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박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거짓·조작·선동·편파보도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미방위와 교문위는 청문회를 즉각 실시하고 상임위 차원 진상조사위를 구성·가동해야 한다"며 야권의 협력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에 탄핵 사태 출발점이 된 고영태 녹음파일 내용 음모 진상에 대해서 반드시 알아야된다는 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내용 중 헌재 증거로 채택된 것은 대통령에 불리한 것만 채택돼 있다"면서 "진상이 언론을 통해서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제대로 알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고영태 일당과 결탁한 것으로 드러난 TV조선을 미방위 청문회에서 다룰 것이냐는 물음에는 "전체 편파보도의 진상을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협의를 해야겠다"고 답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