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야당·언론·검찰 담합탄핵…태극기집회는 '헌법 수호' 운동

2017-02-23 10:0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 볼 때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본다." 니체의 『선악의 저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시간이 가면 서로의 수(手)는 반드시 읽히게 돼있다. 꼼수의 생명이 길 수는 없다.

작년 12월9일 국회는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탄핵사에 유래가 없는 졸속 탄핵가결이다. 아무런 확정 판결 없이 일단 탄핵부터 시켜놓은 것이다. 특별검사를 통해 대통령의 비리를 밝혀 탄핵의 정당성을 사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요량이다. 그 자체가 반(反)헌법적이다. 

주지하다시피 탄핵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태블릿 PC'였다. 입수 경로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전달과정에 의도적인 조작이 가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태블릿 PC에 기초한 폭로가 온 나라를 흔들었다. 국민들이 폭로내용을 그대로 믿은 것은 언론이 일제히 같은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은 같은 배에 탔다. 사실상 언론담합이다. 
 
탄핵세력은 분노를 촉발시켰다. 최순실이란 들어보지도 못한 여인에 의해 국정이 좌지우지되고 또한 최순실이 대통령을 팔아 사익(私益)을 추구했다는 보도에 국민의 자존심은 크게 상처받았다. 촛불세력은 최순실을 부패가 아닌 '국정농단'의 주역으로 묘사해 대통령을 한껏 망신주고 대중의 분노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탄핵세력의 '무능에 탐욕'을 결합시킨 프레임은 유효했다.

만약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 공정했다면 제일 먼저 태블릿 PC의 소유자와 그 획득경로를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현장에서의 초등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정농단이란 애매한 표현 대신 "어떤 국가기밀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누출돼 국가에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를 특정했어야 했다. 미확인된 루머에 대한 보도가 봇물을 이룬 것은 따지고 보면 태블릿 PC에 대한 공개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핵세력은 최순실 비리와 박대통령 국정수행을 구분하지 않고 박대통령의 통치를 악의적으로 매도했다. "박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동정권, 그리고 경제적 공동운명체" 운운이 그 사례이다. 급기야 박대통령은 "최순실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매도되었다. 탄핵세력은 대규모 시위를 하면 박대통령이 '하야'할 것으로 속단하고 화력을 집중했다.

작년 12월9일 국회는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탄핵사에 유래가 없는 졸속 탄핵가결이자 그 자체가 반(反)헌법적이다. 태극기집회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박대통령의 정치생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인 법치주의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세상사 과유불급이다. 야당, 언론, 검찰 등이 합작해 '박근혜 정부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증폭되면서 태극기집회가 일어났다. 태극기 집회가 커진 데에는 태극기 집회를 '박사모' 모임으로 축소 보도한 데 대한 국민의 분노도 일조했다. 언론은 처음에는 태극기 집회 자체를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태극기 집회가 보도되지 않는 것을 목도하면서 "정말 언론의 왜곡이 이런 거구나"를 절감했다. "조직되지 않은 침묵하는 다수"가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다.

특검의 폭주도 기름을 부었다. 특검법은 야당이 추천한 검사를 특검에 임명토록 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원초적으로 불가능했다. 네비게이션을 찍듯이 원하는 결과들 얻기 위한 '네비게이션 수사'가 이루어졌다. 특검은 야권이 주문한 정치상품을 제작하는 납품업자의 행태를 보였다.

특검은 이재용부회장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해 결국 그를 구속시켰다.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죄'가 추가됐다. 불구속수사의 길을 놔두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그를 구속한 것이다. 추가된 죄목들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요한 것은 '법 논리' 이전에 '법의 공감'이다.

그의 구속으로 미국에서 삼성전자는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적용 대상이 될 소지를 남겼다. 부패기업으로 낙인찍혀 FCPA 위반으로 제소되면 삼성전자는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작년 말부터 특검의 표적이 되어 2017년 경영계획 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이다. 투자와 인력운영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금년 상반기 대졸사업 채용도 유동적이다. 삼성그룹 입사 준비생에겐 날벼락이다.  

특검이 '제3자 뇌물죄'를 구성하려면 최순실에게 제공한 뇌물이 다시 박대통령에게 전해진 것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박대통령이 제 3자를 통해서 까지 그렇게 구차하게 뇌물을 받으려 했을 가를 생각해야 한다. 뇌물을 받을 의도가 있었다면 바로 받았을 것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추진한 이유는 두 가지다. 삼성물산의 국내외 영업망에 제일모직의 바이오산업 등을 얹어 미래 먹거리를 찾고 거미줄처럼 얽힌 그룹 지배구조도 단순화하는 것이다. 당시 증시도 이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헌재의 탄핵심판은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가르는" 재판이다. 헌법재판이 정치재판으로 변질 되서는 안 된다. 시기를 못 박지 말고 외부 여론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박대통령이 헌법의 원리나 원칙을 위배하거나 부정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탄핵을 심리해야 한다. 태극기집회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박대통령의 정치생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인 법치주의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것이다. 탄핵이 정치적 편의, 정파적 이해관계 또는 여론에 의해 인용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헌정사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선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국가적 아젠더(agenda)는 없다. 혹여 국회의 졸속 탄핵의결을 추인하는 졸속 탄핵심판이 이뤄지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국가농단이고 정권찬탈'에의 협조다. 정치탄핵은 또 다른 정치탄핵을 부를 뿐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동근]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