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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간첩 출신 김동식 "김정남 암살, 축일맞아 김정은에 선물"

2017-02-23 10:5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파간첩 출신으로 국책 연구기관에서 활동 중인 김동식 연구위원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남 암살사건이 북한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자신을 향해 독재자라고 비난한 김정은을 제거하고 싶던 중 결심을 굳힌 이유는 “외부에서 김정남을 김정은 제거 이후 북한을 이끌어갈 대체인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김 위원은 판단했다. 

또 김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김정남 살해 이유가 절박해졌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김정남 제거 명령을 받은 공작부서의 입장에서는 그 명령을 완수하기 전까지 받게 될 심리적 압박이 말할  수없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이 김정남 암살 배후로 북한 김정은을 지목한 이유는 “북한이 아니면 김정남을 죽여야 할 이유가 있는 국가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김정남을 보호해주었다고 할 정도이니 그를 암살할 이유가 없고, 그 외 국가들 역시 김정남을 암살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특히 김정남 암살에 독극물이 사용됐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범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북한 내부에서도 아무리 김정은의 신임이 두텁다고 해도 김정은의 핏줄을 암살하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북한 공작부서가 수행하는 모든 공작은 김정은의 명령이나 지시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김정은이 이번 암살을 지시한 첫째 동기는 “아무래도 김정남과 그의 아들 김한솔이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비난한 것이 김정은의 비위를 건드린 것”으로 봤다. 또 하필 김정일의 생일을 앞둔 시점에 대해 “북한에 의해 암살된 이한영과 김정남 모두 김정일 생일(2.16)을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며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은 1997년 2월15일, 김정남은 2월13일에 각각 암살됐다. 우연일수도 있지만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에게 기쁨을 드린다는 명목으로 암살이나 폭파 등 공작계획을 수행하는 것을 볼 때 필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파간첩 출신으로 국책 연구기관에서 활동 중인 김동식 연구위원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남 암살사건이 북한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연합뉴스



“이한영이나 김정남 암살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이 공작계획을 작성하면서 분명 ‘김정일 생일 ○○돌을 맞으며 ○○○ 제거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북한 공작부서의 입장에서는 김정남을 암살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겠지만 이 때문에 안된다는 보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최고지도자로부터 임무를 받으면 그것을 어떻게 수행할지 방법을 찾아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지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책임질 필요도 없고, 그래서 미리 김정은을 만류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경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에는 총 10명이 가담됐다. 직접 암살을 실행한 베트남 국적의 여성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인도네시아 여성의 남자친구, 그리고 북한국적의 리정철 등 4명은 이미 체포됐다. 

이후 인도네시아 여성의 남자친구는 석방됐다. 또 북한 국적자 4명은 김정남 암살 당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제3국을 거쳐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등 2명과 추적 중에 있는 북한인 1명이 이 사건에 가담했다는 것이 말레이시아 당국의 판단이다. 

김 위원은 “이렇게 8명이 조직적으로 김정남 암살 공작에 가담했고, 또 이들이 신속하게 북한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김정남 암살을 치밀하게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김정남 암살 공작을 주도한 부서는 정찰총국 소속의 해외정보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찰총국에는 해외정보국, 작전국, 정찰국 등 3개의 공작부서가 있는데, 해외정보국은 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공작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해외정보국은 그 전신인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 시절부터 테러조를 만들어 운영해왔다”며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가 본격적으로 테러전문 공작조를 만들어 운영한 시점은 1984년으로 당시 김정일정치군사대학 졸업생들 가운데 격술을 잘하고 육체적 능력이 특별히 좋은 5~6명의 인원을 선발해 외국어교육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위원은 이번 김정남 암살수법에 대해서는 새로운 ‘청부장난살인’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암살은 제3자를 시키는 ‘청부살인’ 방식에다 ‘장난’이라는 형식을 추가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2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자신들은 장난비디오를 찍는 줄 알고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범행 이후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것이 독성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손이 따가워 씻었을 수도 있고, 알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사람을 죽이는 행위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가슴이 떨려 그렇게 거침없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여성들은 자신들이 장난을 치는 대상이 김정남인지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테러 이후 그 장소에 다시 나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결국 북한 공작요원들은 여성들을 이용해 김정남을 살해한 뒤 여성들을 방치하고 자신들만 도주했다. 가담한 여성들이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거나 앞으로도 활용할 계획이었다면 최소한 방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포된 리정철의 경우 단순 지원자에 불과했을 것으로 보이고,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체포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도주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가 체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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