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기자실에서 미전실 폐지와 계열사 자율 경영을 핵심으로 한 쇄신안을 발표한 뒤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은 28일 발표한 경영 쇄신안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공언한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현재 미전실의 모태는 1959년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의 ‘삼성 비서실’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당시 비서실을 참모 조직으로 활용하고, 각 계열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서실은 이건희 회장 시대에도 존속했다. 1987년 이병철 창업주의 뒤를 이어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1998년 비서실의 이름을 ‘구조조정본부(구조본)으로 변경했다.
재무팀, 인사팀, 경영진단팀, 홍보팀 등 7개 팀으로 운영되던 구조본은 삼성의 컨트롤 타워로서 외환 위기 극복을 주도했다. 그러나 2006년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 자금 조성 및 증여 사실이 드러나자 삼성은 구조본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도 대폭 축소시켰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전략기획실은 폐지됐다. 그러나 2010년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은 ’미래전략실‘이란 이름으로 전략기획실을 부활시켰다.
현재 미전실은 전략·법무·기획·인사지원·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2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미전실이 해체됨에 따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일하던 미전실 직원 200여 명은 기존 소속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또 삼성그룹으로 진행하던 수요 사장단 회의,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폐지된다. 신입 사원 공채 역시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예정이다.
삼성은 미전실 기능을 유지하는 어떤 조직도 두지 않은 채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