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과거 17세기 영국 명예혁명의 경우와 달리 2017년 대한민국의 탄핵정국은 "법 위의 여론에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이 28일 주최한 '세계사를 알면 한국의 갈 길이 보인다' 연속세미나 <영국 명예혁명을 통해 본 법치주의>에서 발제자로 나선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임종화 교수는 "영국 명예혁명은 정치·사회·경제·헌법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혁명으로 현실화된 변화는 영국사회를 발전시키는 ‘자유주의’ 제도들을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입법권 또는 최고의 권위는 즉흥적이고 자의적 명령으로 통치권을 행사 할 수 없다"라고 강조한 자유주의 사상가 존 로크의 말을 인용하면서 "로크의 이론으로 지금의 탄핵정국을 평가한다면 이성의 부재와 민중독재의 도그마"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 교수는 "2017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17세기 영국 명예혁명의 역순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입법기관에 의해 붕괴된 헌법질서와 행정부의 권한, 민간기업의 규제활동을 다시금 시장질서와 성장에 필요한 건전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올바른 역사관과 사명이 분명한 시민들에 의한 책임추궁이 지속 되어야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자유경제원은 이날 세미나 개최 취지에 대해 "민심으로 포장된 목소리가 법 위에 군림하는 형국"이라며 "1948년 건국 당시 도입하고 지금껏 지켜온 법치주의의 가치에 대해 세계사적 관점에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경제원 "법 위의 여론…무너지는 법치주의"./사진=자유경제원 제공
한편 패널로 나선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대표는 "영국의 명예혁명은 왕권뿐만 아니라 의회도 바꿨다"며 "영국 토리 당의 ‘엄격한 법과 질서의 강조, 프랑스 혁명의 급진주의에 대한 혐오, 그리고 영국 헌정체제 유지’라는 이념적 기조는 이때부터 견고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대표는 "2017년 한국에서 시민명예혁명을 외치는 분들은 시계를 거꾸로 달리고 있다"며 “동물 국회를 더 강하게, 성장동력은 더 약하게, 국제 외교는 우물 안 개구리로 끌고 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 대표는 "촛불이 민심이라는 말 앞에 법과 질서는 설 자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패널로 나선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은 "절대군주에 의한 통치였던 인치(人治)’만큼이나 지양해야 하는 것이 형식적 법치주의"라며 "최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는 분명 법치라는 포장지를 두르고 있었지만, 그 속엔 ‘졸속’과 ‘주먹구구’가 가득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가 사실무근인 형식적 법치의 전형이라고 지적이다.
이어 황정민 연구원은 "진정한 법치주의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의 토대 위에서 구현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소수의 권리도 결코 다수의 힘과 떼쓰기에 의해 침해받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동을 가장 절제해야 할 국회가 국민감정에 편승할 뿐만 아니라 정치 이득을 위해 오히려 국민 분노를 부추기는 진원지가 되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