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1편에 이어서>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의 고덕신도시 입주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택 분양시장은 이를 핵심 호재로 분류하고 그동안 건설사들이 홍보에 이용해 왔다. 여기에 지제역SRT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 교통호재와 배후수요 특수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이들 3개 호재를 바탕으로 분양에 들어간 건설사들의 청약성적이 신통치 못했기 때문.
고덕신도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 입주, 지제역SRT, 미군기지 이전 등을 호재로 앞세워 '대박'을 노리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진은 연내 가동을 준비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에서는 9개 단지 1만2000여 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1순위에서 청약을 마친 단지는 단 한곳도 없었다.
대부분 0.5대 1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3234가구)와 '평택 비전3차 푸르지오'(973가구)는 각각 1순위 청약에서 0.11대 1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 외적 호재가 큰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평택 세교동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입주하면서 하청 업체들도 함께 인근에 조성되는 만큼 배후수요는 풍부하다"면서도 "토지가격이 오르면서 부담감을 느끼는 일부 하청업체는 인근 안성 쪽 입주를 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제역SRT의 효율성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평택 거주민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며 "SRT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을 한다고 해도 하루 교통비만 2만원인데 부담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SRT에 따르면 지제역에서 수서역까지의 요금은 7700원이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되지만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이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평택 동삭동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미군기지가 이전하면서 배후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이들이 고덕신도시나 평택 내 새 아파트에 얼마나 들어와 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평택 미군기지가 자리하게 될 안성리는 평택 비전동과 고덕신도시까지는 각각 6km,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입지 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평택까지 가는 길에는 제2기 신도시인 광교, 동탄2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동탄2 반석동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고분양가가 판치는 상황에서 가격 차이가 있다면 평택으로 유입되는 수요가 상당할텐데 그렇지 않다"며 "(평택은) 최근 분양시장 호황에 따라 가격이 오른 것이지 냉정하게 입지에서는 광교, 동탄2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최근 동탄2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와 '아이파크'는 3.3㎡당 분양가가 각각 1064만원, 1103만원이 책정됐다. 지난 3일 동시에 분양한 '고덕 동양 파라곤'이나 '평택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는 이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평택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몸살을 앓다가 최근 일부 단지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세교동 S부동산 관계자는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려면 고덕신도시가 완공되는 2020년 전후일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분양시기가 너무 이르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1·3 대책의 미적용 지역이라는 변수가 있어 외부 수요의 유입에 올해 분양 단지들의 성적이 달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