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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촛불, 이게 나라냐"…그래서 태극기를 든다!

2017-03-06 09:2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작년 11월 2일 촛불집회에 현직 서울시장이 "이게 나라냐"라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앉아 있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촛불집회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下野)와 하옥(下獄)을 촉구하는 가사의 노래 '이게 나라냐ㅅㅂ'라는 노래와 '하야 체조'에 시위자들이 환호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이게 나라냐'라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교육부가 많은 인원과 예산을 들여 제작한 국정역사교과서 채택 과정이나 그 결과를 보면 "이게 나라냐"라는 말조차 안 나온다. 교육부는 뒷짐지고 있고 국정역사교과서를 교재로 채택하려는 학교들에는 민노총, 전교조, 해당 학부모들이 떼로 몰려가 난동을 벌였다. 이를 보다 못한 우파 행동단체들이 나서서 이들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전국 5566개 학교 중 단 1개 학교만이 국정역사교과서를 교재로 채택한다는데 그나마도 거센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

민노총과 전교조 등의 모욕적인 언행과 위협 속에서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역사교과서 채택을 결정한 경북 경산의 문명고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반대시위와 민노총, 전교조 등 좌파 단체들의 교문 앞 시위 등으로 인해 결국 지난 3월2일 신입생 입학식을 취소했다. 교육부는 이런 난장판에 속수무책인 채 "보조교재로 신청한 학교는 수십 곳"이라는 옹색한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다. 이마저도 일부 단체와 교사들이 반대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니 두고 볼 일이다.

촛불에 놀라서이던, 국회의원들의 고함에 질려서이던, 아니면 스스로 범죄행위로 인정해서이던 간에 '블랙리스트' 청문회에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모습이나 국정교과서 문제에 관한 교육부의 무능과 무력은 '이것이 나라냐'라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교육과 문화는 국민의 이념, 국가관, 가치관, 도덕관, 준법정신, 시민의식, 지식과 교양 등의 틀과 격(格)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교육과 문화를 이끌어가야 할 정부 부처나 장관들의 수준이 이 정도이니 할 말을 잃는다.

3.1절 태극기집회에 몰려든 인파가 촛불시위 초기에 백만 인파 운운하던 종편방송들의 계산 기준으로 따진다면 족히 500만 명을 넘었다. '대통령 탄핵 저지' 시위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전투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교두보쟁탈작전이다. /사진=미디어펜


지난 2월 27일 중앙일보 '우리는 혁명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칼럼에 촛불시위장의 모습이 아래와 같이 기술되어 있다.

"이은결의 매직쇼가 곁들여진 저녁 본 행사는 "우리 힘이 강하다는 걸 알았다. 무지막지한 권력을 몰아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봄은 우리가 만들어 냈다"는 선언으로 시작됐다. 박근혜의 탄핵과 구속을 낙관하는 정서가 흘렀다. 10여 일 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전해졌다. 수십만 인파 속에 여러 군데에서 십 수 명씩 왁자한 술판이 벌어졌다. 샴페인이 일찍 터진 건가."

그 동안 촛불집단의 구호들을 민심으로 승화시키려는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와 촛불집단의 위력을 정치적 힘으로 이용하려는 야당의 경거망동을 참다 못해 국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몰려나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이게 나라냐'라는 분노와 자괴감의 폭발이다. 촛불시위자들의 "무지막지한 권력을 몰아낸다"는 말은 그 속에 자신들의 폭력성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무능한 정권"일지언정 "무지막지한 정권"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린 건 국회와 언론 아닌가?

3.1절 태극기집회에 몰려든 인파가 촛불시위 초기에 백만 인파 운운하던 종편방송들의 계산 기준으로 따진다면 족히 500만 명을 넘었다. 인산인해의 태극기 인파가 '탄핵 기각', '탄핵 각하' 등을 외치며 광장으로 몰려나왔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한 야당국회의원은 "(특정 집단 시위에서) 태극기를 들면 3년 징역에 처한다"는 법을 만들겠다는 광기를 쏟아냈다. 앞으로 '애국가를 부르면 징역 1년, 4절까지 부르면 징역 4년'이란 법안도 만들겠다고 하지 않을까? 그야말로 '이게 인간이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달려 나온 국민들의 '탄핵 각하' 외침은 '탄핵 인용'으로 말미암아 이런 부류의 인간들에게 완장 하나를 더 채워주는 국란(國亂)을 막자는 안간힘이다. '대통령 탄핵 저지' 시위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전투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교두보쟁탈작전이다. 야당과 촛불 무리들이 외치는 '탄핵 인용'은 자유민주주의 정부의 수장(首長)을 확인사살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이 나라의 비극은 삼권분립의 균형을 깨뜨리는 여소야대 국회의 전횡이다. '탄핵 각하'를 외치는 민심의 저변에는 '대통령 구하기'라기보다 '제왕적 국회 견제하기'의 심리가 더 짙게 깔려있다. 야당이나 촛불세력이 '대통령 탄핵'을 제물로 삼아 손쉽게 정권을 거머쥘 꿈에 젖어 있음은 국민 누구나 안다. 그래서 헌재에서 국회의 탄핵 소추의 합헌성 여부를 우선 따져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 동안 사법부의 석연치 않은 판결 사례들을 보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잃어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애국국민들은 '탄핵 각하(또는 기각)'와 '탄핵 인용' 중 어떤 판결이 이 나라를 위하고 헌법과 민의를 존중하는 길인지 헌재는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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