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2편에 이어서>고덕국제신도시 분양 흥행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인근 평택 지역에 넘쳐나는 미분양 물량도 한 요인이다.
오는 2020년까지 5만6000여가구가 공급되는 고덕신도시는 인근 평택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택에 남아 있는 미분양 물량이 우선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고덕신도시 분양 시장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덕신도시가 한 동안 '유령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하고 있다.
평택의 미분양 물량 누적 원인은 건설사들이 최근 2년간 분양시장 호황에 편승, 일대에만 30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사진은 '평택 비전 2차 푸르지오' 전경.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평택 미분양 주택은 2773가구로 경기도 내에서는 용인(4699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미분양 단지수로만 본다면 용인(9개 단지)보다도 더 많은 14개 단지로 경기도에서는 가장 많다.
평택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8월 4596가구를 정점으로 전달(1월)까지 꾸준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미분양 주택이 줄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감소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평택에서만 오는 2019년까지 1만여가구가 추가로 공급되는 만큼 미분양 문제는 여전히 시장을 짓누를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예측이다.
평택에 공급된 아파트를 보면 GS건설의 자이더익스프레스(5632가구)와 동문건설의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4567가구 중 2803가구), 효성의 해링턴 플레이스(3240가구), 대우건설의 비전 푸르지오 1~3차(2266가구) 등으로 이른바, 대규모 브랜드 타운이다.
여기에 대우건설이 평택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621가구)를 추가 분양하면서 푸르지오 브랜드 아파트도 3000가구도 넘는다.
4개 건설사가 1만5000여가구에 이르는 물량을 쏟아낸 가운데, 이 중 '자이더익스프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단지는 물량 소진에 애를 먹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10월 분양한 1차 물량을 제외하고는 2, 3차 모두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동문건설과 효성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택 비전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평택 미분양 아파트는 고덕신도시 분양시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입지는 비슷한데 고덕신도시는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높아 평택 내 공급된 물량이 소진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의 미분양 물량이 고덕신도시의 흥행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분양한 동문건설의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의 분양 현수막. 초라한 걸린 현수막이 평택 분양시장의 부진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고덕신도시는 최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들어간 '고덕 동양 파라곤'(752가구)를 비롯해 '자연앤자이'(755가구, 공공분양)와 제일풍경채(1022가구), 신안종합건설(613가구) 등이 청약을 앞두고 있다.
동양 파라곤은 고덕신도시에서 선보이는 첫 작품. 분양가는 3.3㎡당 평균 1140만원대로 인근 평택시와 비교할 때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따라서 공공분양단지인 '자연앤자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더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물량은 쏟아지는데 분양가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평택 동삭동 N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평택의 주거입지가 과대평가를 받은 측면이 없지 않다"며 "(고덕신도시가) 아무리 미래가치를 반영한 분양가라고 해도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호재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 분양하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고덕일대 아파트값이 오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적어 보이는 상황에서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