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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워커힐', 대실 영업 논란

2017-03-14 15:43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4월 오픈하는 SK네트웍스의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오픈 기념으로 대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사진=워커힐 호텔 홈페이지 캡처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특급호텔이 '대실' 영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몇 년 전에도 글로벌 호텔 그룹에서 직영하는 국내 특급호텔에서 대실 패키지를 내놓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실 영업의 경우 모텔 이미지가 강해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측면이 크다며 '소탐대실'을 우려했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리뉴얼 오픈하는 서울 광장동의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하 비스타 호텔)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미드데이 브레이크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투숙기간은 리뉴얼 오픈하는 4월 2일부터 27일까지(금·토 제외)이며 가격은 13만원(세금·봉사료 별도)이다. 총 100방 한정이며 현재 거의 마감된 상태이다.

특히 이 패키지가 주목을 끄는 것은 무박 패키지라는 점이다. 이 패키지는 룸을 5시간 이용(오전 9시~오후 5시 사이) 조건이며 실내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간단한 점심 등이 포함돼 있다. 

'비스타 호텔'은 과거 W호텔이었으며 SK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SK네트웍스와 W호텔 브랜드를 소유한 글로벌 호텔 체인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SK네트웍스가 W호텔을 비스타 호텔로 리뉴얼 한 것이다. 

호텔 측은 W호텔을 비스타 호텔로 바꾸면서 W호텔과 맞먹는 6성급 수준의 호텔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스타 호텔은 오픈하자마자 6성급에 맞는 브랜드 관리보다 대실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다. 

2015년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무박 패키지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된 적은 있지만 6성급을 지향하는 호텔에서 무박 패키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외를 통틀어서 무박 패키지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객실 비용을 적게 내고 방을 잠시 빌려 쓰는 형태는 모텔 등에서 '대실'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판매돼 왔다. 해외에서는 공항 근처 호텔이나 비즈니스 호텔에서 잠시 쉬어가는 개념의 '데이유즈'라는 용어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모텔에서 대실 영업을 많이 하고 있어 특급호텔들의 경우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이를 기피해 왔다. 짧은 시간 호텔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1박 요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국내 특급호텔들이 낮은 객실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대실 패키지를 내놓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관리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스타 호텔이 오픈하기도 전에 대실 패키지를 내놓은 것을 두고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W호텔이 국내에서 없어지고 같은 건물에 비스타 호텔이 오픈하는데, 오픈하자마자 대실 패키지를 내놓는 것은 단기간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지 장기적인 시각으로 호텔을 경영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객들의 의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호텔 인터넷 카페에서는 비스타 호텔의 대실 패키지를 두고 "저렴한 가격에 괜찮긴 한데 뭔지 모를 이 찝찝한 기분은", "비스타 호텔 오픈에 관심 꽤 있었는데...순식간에 흥미를 잃게 하는 프로모션", "12년 전부터 숱하게 비싼 모텔이란 오명을 받아오던 곳이 이젠 당당히 모텔로 홀로서기 발돋움 하는 건가요" 등의 의견을 올렸다.

이에 SK네트웍스 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비스타 호텔이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식사를 하러 온 고객들 중에는 객실에서 잠시 쉬었다 가고 싶어하는 의견들이 많아 이런 패키지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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