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문화사 안에서 ‘대우’라는 기업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현재의 시점에서 가늠해보는 공감의 장이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대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22일 오후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대우그룹은 1967년 김우중 전 회장이 설립한 대우실업에서 출발해 올해로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설립 30여 년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 76조7000억원 규모의 재계 2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아 1999년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진 뒤 해체된 대우그룹은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아 창업주 김 전 회장과 전직 '대우맨'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 전 대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직 대우그룹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은 발언대에 올라 직접 준비한 원고를 토대로 대우 창업 50주년을 맞아 지난날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뛴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소회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18년 전 그룹 해체와 관련해 "그때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그 과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천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 행사에는 김우중 전 회장이 참석해 밝은 표정을 띤 채 전직 임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다. 또 이경훈 전 ㈜대우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홍인기 전 대우조선해양 초대사장, 박용근 전 대우그룹 사장 등 회장단 멤버들을 비롯해 '대우맨'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가장 먼저 세계로 나갔고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록을 만들어냈다"며 "우리 역사상 단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진출을 처음으로 우리가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기적 같은 발전을 일궈 낸 한국의 저력을 세계와 함께 나누고자 했다. 우리의 성공 경험을 만방에 전하며 수많은 나라와 협력을 펼쳤다"며 "공존공영을 꿈꾸며 전 세계에 대우를 심고자 했다. 이런 발상을 실행한 기업이 대우 말고 또 어딨겠나"라고 되물었다.
김 전 회장은 "그 과정 하나하나에 대우가족들의 진실된 노력이 스며있다"며 "이 자리를 빌려 뜻을 같이하고 땀과 노력을 함께 나눠주신 대우가족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그룹 소개 멀티슬라이드'가 복원 상영됐고, 새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내 아버지의 연대기'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산업화 시대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아버지 세대의 희생적 삶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조명한 기록영화로, 100여명 임직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대우그룹 임원들이 김우중 전 회장(오른쪽)에게 김우중 어록을 헌정하고 있다.
섬유산업으로 출발한 대우가 중화학을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기까지 그룹의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대우부산공장과 대우조선해양, 베트남 시장 개척 등에 참여한 임직원과 가족들의 이야기 등을 소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대우창업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김우중 회장의 말과 글을 엮은 '김우중 어록 - 나의 시대, 나의 삶, 나의 생각' 헌정식도 열렸다.
이 어록에는 1973년 대우실업㈜ 기업공개 임시 주총의 발언부터 2016년 GYBM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까지 김우중 회장이 각종 행사나 대담, 토론회, 지면 등을 통해 발표했던 말과 글 등 총 124편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기념식 외에 대우 50주년을 맞아 대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업보고서: 대우 1967-1999' 특별전시도 열려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전시는 1967년 대우그룹 창업에서부터 1999년 해체에 이르기까지 주요 활동 사항에 대한 기록물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재구한 것으로, 종로 아트선재센터에서 다음 달 16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에서는 대우그룹의 주요 기록사진, 영상, 기념품을 비롯해 대우학술총서, 대우고전총서 등 750여권의 대우재단 발간 서적과 세계 경영 현장을 누빈 임직원들의 소장품 등이 선보였다.
전시회 기간에는 아트선재센터 내 아트홀에서 대우 임직원들의 삶을 소재로 한 8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내 아버지의 연대기'를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