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부회장의 주도로 인수한 해외 기업들의 ‘핵심 기술’이 속속 삼성전자 전략형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물론, TV와 가전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인공지능(AI), 프리미엄 사운드, 모바일 결제 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이 상향평준화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혁신과 차별화에 정성을 쏟고 있다. 특히 시장 선도 기업들은 ‘혁신’에 대한 압박이 더 크다.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 하만과 비브 랩스, 루프 페이 등의 기술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인수 작업이 삼성전자 경쟁력 제고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추정 이미지 /사진=에반 블래스 트위터 캡쳐
26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공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은 인수기업들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녹아든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갤럭시S8은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선보인다.
갤럭시S8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 소손사건 이후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첫 번째 플래그십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갤럭시S8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던 물리 홈버튼이 소프트키로 대체되고, AI와 안면인식 등의 혁신기술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분장 사장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브랜드는 안전·풀질 최우선 캠페인 등을 통해 최고 품질 이미지를 되살리겠다”며 “플래그십 제품은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도하고 신규 인텔리전트 인터페이스 등의 혁신 기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8의 최대 차별화 포인트는 AI비서 ‘빅스비’가 될 전망이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AI 플랫폼 기업 비브 랩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스비’는 지금까지 공개된 AI보다 업그레이드된 기술 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자사 뉴스룸의 기고문에서 빅스비는 “삼성 스마트폰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지능형 인터페이스”라며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음성 인식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빅스비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모든 삼성전자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에어컨이나 청소기, 삼성 TV 기능도 빅스비로 실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사장도 지난 21일 QLED TV 론칭 행사에서 “빅스비를 중심으로 모든 플랫폼을 공통으로 갖고 간다”며 “디바이스간의 연결, 파트너의 연결, 클라우스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AI, IoT 기술을 적용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중저가 제품에도 관련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최근 M&A 작업을 완료한 하만의 음향 기술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 AKG 이어폰이 갤럭시S8와 함게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AKG의 음향 기술이 적용된 뛰어난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만는 전장 사업은 물론 마크 레빈슨, JBL, AKG 등의 음향 기기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성장 사업으로 전장은 물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하만의 인수를 결정했다. 앞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TV, 오디오 제품에는 하만의 프리미엄 사운드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인수한 루프페이의 모바일 결제 기술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차별성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S6부터 적용된 삼성페이는 현재 12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한 해외 기업들의 기술은 향후 혁신과 차별화의 핵심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도 “M&A를 전면에서 이끌어온 이 부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 삼성전자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