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권주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29일 "서민들의 복지 체감도를 향상하겠다"며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누리과정) 양육수당 지원을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 지원' 정책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경남도에서 실시해오던 '서민자녀 4단계 교육지원사업', '서민복지 7대 시책' 적용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부 예산조정을 하면 가능하다"며 별도의 증세 없이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복지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가장 먼저 박근혜 정부 정책인 누리과정을 거론하며 "서민들에게 좀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육비를) 안 주고, 못 살고 어렵고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이 지원하도록 예산을 차등분배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육비를) 일괄적으로 29만원씩 주는 누리과정을, (소득) 계층별로 나눠 '주지 않는' 계층도 있고, '많이 주는' 계층을 현재보다 2배씩 줄 수 있도록 차등지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지원예산 총액 11조4053억원(올해 1월 기준)을 유지한 채 지원 대상 아동 총 310만여명(만 0~2세 약 168만명, 만 3~5세 약 142만명)의 현 1인당 평균 금액인 368만원을 중위소득인 3분위 가구에 지원한다.
이를 기준으로 5분위 중 소득수준이 낮은 1분위(하위 0%~20%)에는 2배인 736만원, 2분위(하위 20%~40%)에는 1.5배인 552만원을 지급한다. 반면 4분위(상위 20%~40%) 대상 양육수당은 절반(184만원)으로 줄이고, 5분위(상위 0%~20%)를 대상으로는 아예 없앤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29일 오후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 0~5세 무상보육(누리과정)을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고, 서민·약자에 복지 집중도를 높이는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사진=미디어펜
홍 지사는 또 "교육부의 2016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소득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 간 월 사교육비 격차(44만3000원 대 5만원)가 8.8배로 전년 6.6배보다 심화됐다. 사교육 참여율 또한 최상위 가구는 81.9%인 반면 최하위 가구는 30%에 불과하다"며 "서민자녀에 대한 교육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 서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남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중위소득 이하 서민자녀 4단계 교육지원사업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4단계 교육지원사업은 서민층 자녀를 대상으로 ▲1단계 초중고생 온라인 수강·학습교재 구입용 교육복지 카드 지급 ▲2단계 대입 성적 우수자 입학·등록금 지원 ▲3단계 상경 대학생용 기숙사 건립 및 단기 해외어학연수 지원 ▲4단계 양질 일자리 취업 알선을 위한 '경남형 기업트랙' 전국 확대 등 교육복지 지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7만1000명 서민층 자녀를 대상으로 총 400억여원을 편성·시행하고 있다. 홍 지사는 전국단위 시행시 소요 예산은 5972억원이 될 것으로 추계했다.
이와 함께 홍 지사는 "정부 지원 필요성이 낮은 상위계층까지 무상복지를 확대함에 따라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서민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는 부족하다"며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확대해 복지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남도가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서민복지 7대 시책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7대 시책에는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 ▲도배·장판·화장실 보수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공동생활가정 확대 ▲경로당 연계 안부확인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노인끼리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는 '노-노 케어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고 ▲'홀로 어르신 응급안전 돌봄시스템'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저소득층 자녀에게 안경을 무료 지원하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한편 홍 지사는 공약 발표에 앞서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입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좌파들이 주장하는 무상 급식·등록금 등 정책은 공산주의 배급제"라며 "보편적 복지는 옳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양극화와 계층간 위화감이 조장되는 건 서민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집중되는 복지정책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 "홍준표의 복지정책 기본은 부자에게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