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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금수저 논란, 왜 '조·중·동·포'는 쉬쉬하나

2017-03-30 11:04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조우석 주필

희한한 노릇이다. 왜 대선토론 과정에서 여당 후보들이 제기한 각종 이슈가 사회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은 채 묻혀버리는가? '기울어진 운동장' 언론 자체가 불공정한데다가 좌클릭된 사회분위기도 야당 친화적이기 때문인데, 당장 제기된 두 가지 문제만 봐도 그렇다. 

그 하나가 노무현 정부 시절의 도박 '바다이야기'건이다. 거의 10일 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홍준표는 바다이야기 사건을 거론하며 "노무현 정부는 서민의 돈을 훔쳐 조(兆) 단위로 모아갔는데, 그 돈이 다 어디 갔느냐?"고 따져 물었다. 중요한 문제제기였다. 그 돈이 조금씩 흘러나와 지금 정치자금으로 쓰인다는 말도 떠돌지 않던가?

이명박 정부 초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했지만, 노무현의 죽음 이후 바로 덮고 말았다. 분명한 건 그 천문학적 자금이 서민을 울리고 뜯어간 돈이고, 재수사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그걸 다룬 기사는 '조·중·동·포(조선·중앙·동아·포털)'에서 찾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공직 독점에 대기업 일자리도 싹쓸이

그보다 더 질 나쁘고 공분(公憤)의 대상인 건 귀족 대우를 받는 5.18 유공자 문제다. 언론이 그걸 애써 무시-외면하고 있지만, 2월 현재 5768명에 달하는 광주 5.18유공자 특권층이 존재한다. 그들 본인은 물론 그들의 배우자-자녀 모두가 국가고시와 임용고시 등에서 5~10%의 가산점을 받아 공직을 독점하고 있으며, 대기업 일자리마저 싹쓸이하고 있다는 게 최근 들어 새삼 재확인됐다. 

유공자의 배우자-자녀를 포함한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현재 대한민국에는 2만 명이 넘는 5.18 금수저 계급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놀랍게도 이 문제가 인터넷과 카톡을 도배하기 시작한 게 벌써 보름이 넘는다. 본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그 주말 태극기 집회(3월11일)에서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집회 뒤 가두시위 때 구호로 등장한 것이다. 직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김진태와 무소속 후보 남재준 등이 입을 모아 이걸 비판했다. 자식을 둔 어머니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노량진 공시촌에서 3수, 4수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난리났다. 

공무원 되겠다고 밤낮 없이 공부하는 자신들만 들러리 노릇을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정부가 정보공개에 쉬쉬하지만, 2004년의 경우 5~10% 가산점 받는 5.18유공자 자식들이 공무원 7급의 89.4%, 9급의 85.6%를 독차지했다. 법원 검찰의 서기는 무려 95%가 그들로 채워졌다. 이게 드러나면서 김진태 후보의 경우 가장 강력한 공약을 내세웠다.

2007년 5.18 광주 운동을 소재로 개봉했던 영화 '화려한 휴가'./사진='화려한 휴가' 스틸컷


공무원시험 가산점 10%를 받는 국가유공자 자녀를 전수(全數)조사할 것이며, 5.18특혜 폐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남재준도 5.18 가산점이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과 어긋나기 때문에 위헌의 요소가 있으며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공언했다.

말이 가산점 10%이지 그건 100m 달리기 시합에서 5.18 금수저들이 50m앞에서 출발한다는 불공정 게임을 뜻한다는 게 대선 예비주자들의 비유다. 그들이 누리는 복지혜택도 너무나 형평에 어긋난다. 본인-배우자-자녀의 경우 각급학교 학자금 전액면제는 기본이며, 취업 알선을 따로 받는다. 아파트 우선분양, 지하철-시내버스 무료, 국내선 항공기 30~100%감면도 5.18 마패를 손에 쥔 그들이 누리는 특권의 일부다.

물론 이들은 거의 30년 전인 1990년 최고액 3억여 원에 이르는 이른바 민주화 보상금을 따로 챙겼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유공자 명단과 공적 내용은 개인정보라서 공개 못한다는 게 못난 정부의 입장이니 일반 국민은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음험한 3종 한 세트' 5.18, 4.3, 6월항쟁 

정말 궁금한 이 대목이다. 즉 5.18은 숭고한 민주화운동이 맞는데, 과다한 유공자 특혜로 현대판 귀족인 금수저들을 양산한 나머지 사회적 위화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즉 운용상의 잘못일 뿐인가? 그게 아니다. 민주화운동이라는 건 호남지역을 볼모로 김대중 등 정치세력이 만들어낸 가짜 신화일 뿐이다. 

민주화운동의 표면 뒤에는 체제전복 움직임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고, 북한 개입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도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즉 5.18금수저 문제는 과도한 특혜로 위헌(違憲)시비마저 낳고 있는 화근일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란 뜻이다.

냉정하게 물어보자. 그런 특헤를 받은 그들이 대한민국에 충성할까? 삐뚤어진 지역정서 속에 반(反) 대한민국 마인드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기회에 핵심을 마저 얘기하자.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 역대 정부의 실수 내지 관용을 등에 업은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역습이 한국사회 대혼란의 주범이다.

그게 이내 '현대사 쿠데타'로 등장했는데, 광주 5.18을 누구도 손 못 댈 성스러운 민주화운동으로 포장한 것이 저들의 일대 승부수였다. 그렇게 진지를 확보한 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전후해 다시 제주 4.3의 포장지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남로당의 폭동'이란 진실을 가린 채 '군경에 의한 양민 학살'로 정반대로 뒤집어놓은 것이다. 급기야 그걸 국가추념일로 바꾼 게 박근혜 정부의  거대한 패착이었다. 즉 광주 5,18, 제주 4.3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껍데기만 남겨버린 '음험한 3종 한 세트'에 다름 아니다.

이 문제 파헤치기에 열성인 태극기 집회의 스타 정미홍 TNJ미디어 대표는 최근 납세 거부운동을 제안했다. 5.18금수저를 떠받들기 위해 우리 혈세를 더 이상 낭비할 수 없다는 인식인데, 백 번 공감한다. 기회에 광주 5,18을 포함한 제주 4.3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의 '불편한 진실'까지 드러내야 옳다. 물론 이런 과제는 이 땅의 얼빠진 언론이 정신을 차려야 가능한 일이다. '조·중·동·포', 당신들의 각성을 바란다. /조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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