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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우다웨이 만나 "경제제재 서운…中 한미관계 비교안돼"

2017-04-12 16:26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가 12일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직접 만나 "중국과의 관계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미국과의 관계는 죽고 사는 문제"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를 찾은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중국의 사드배치 경제보복과 관련 "(중국 입장에서) 대국이 우리나라 소국에게 그런 식으로 제재를 가한다는 건 저희들로서는 상당히 서운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홍 후보는 롯데그룹이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데 대해 '롯데 사태'라고 언급하며 "시진핑 국가주석께서 발표하신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70% 이상이 중국에 사정을 설명하고 사드를 배치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같은 발언이 통역을 통해 전달되는 중에 우 대표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이따금씩 "하하…"라고 웃음을 띠면서도 즉답하지 않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오른쪽)가 12일 오후 여의도 당사를 찾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왼쪽)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홍 후보는 거듭 "사실 죽고사는 문제와 먹고사는 문제를 비교하면 후자는 별 비교가 안 된다. 우리가 조금만 손해보면 되니까"라며 한미 군사동맹 조치의 일환인 사드에 훨씬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못박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 대표는 올해가 한·중 수교 25주년임을 거론, 수교를 시작한 지난 19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두차례 연설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연설 내용이 방금 후보님 말씀하신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면서 "중한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 양측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답변으로 비껴갔다.

우 대표는 또 "우리는 지금을 보고 있지만 미래도 바라보고 있다"며 "한중 관계가 지금의 굳건한 기초 위에 미래 25년을 지향해 보다 나은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양국은 수천년 교류의 역사를 갖고 있고, 또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 지내는 이유는 100가지도 넘지만 한중 관계를 파괴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며 "앞으로도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홍 후보는 "지난 20년간 6자회담을 진행했으나 외교적으로 북핵을 제거하기는 어렵게 됐다. 한국당은 사드배치 뿐만 아니라 전술핵 무기도 도입하는 게 핵균형으로서 남북의 무장 평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압록강 위에 있는 태평만 댐 위를 지나가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고 요구했고, 우 대표 측에서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홍 후보는 기자들에게 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가 12일 오후 여의도 당사를 찾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홍 후보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하면 북한의 모든 경제가 마비된다"며 "그게 대북 경제제재 중 핵심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한반도에 머무르는 동안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않도록 중국 측이 자제를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우 대표 측은 경제보복에 대한 지적, 사드배치와 전술핵 재배치 의사 타진 등 현안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고 평화적 해결이 원칙"이라는 입장만 밝혔다고 한다.

한편 홍 후보는 공개 면담에서 앞서 자신이 중국과 한국을 각각 대국과 소국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중국이 한국을) 소국으로 본 것이다, 소국으로 보고 이렇게 (경제 보복을) 한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한국을 소국으로 간주하는 태도에 불만을 표해온 자신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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