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다섯 번을 검찰과 법원에 불려간 신동빈 롯데회장.
지난 2주간 네 번이나 재판정에 섰다. 국내외로 산적한 그룹업무를 챙겨보기보다는 재판과 수사대응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재계5위 롯데그룹 총수가 창사이래 가장 험난한 시련과 환란을 겪고 있다.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지난해 6월 검찰의 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이후 10개월간 형제간 소송과 경영비리 수사및 재판, 검찰및 특검의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국회 청문회 출석 등...
중국은 사업철수론이 제기될 정도로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사드부지 제공으로 롯데마트가 대부분 영업정지를 당하고 있다. 현지 영업하는 99개 점포 중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한미합작 초콜릿 공장도 소방점검 강화 등으로 위기에 몰려있다. 롯데제품은 중국내 온라인과 매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관영방송에선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선동하고 있다.
신회장은 마음같아선 당장 중국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의 발은 묶여있다. 특검이 지난해말 최순실 수사를 시작한 후 신회장을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관계인사등을 만나서 이해와 협조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특검의 출금조치 장기화는 야속하기만 하다. 특검수사자료를 이첩받은 검찰도 신회장의 출금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 워기를 맞고 있는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는 특검과 검찰의 공명심이 재계를 멍들게 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년간 10조원을 중국에 투자했다. 지금도 센양과 청뚜에 대규모 테마파크와 복합쇼핑몰을 조성중이다. 그룹 22개 계열사가 총 120여개 사업장을 중국에 두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 전체가 철수위기에 몰려있다. 신회장은 중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비즈니스 포기는 없다고 했다.
신동빈회장이 경영비리 재판에 이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사드부지 제공으로 중국사업이 초토화되고 있다. 국가안보를위해 희생한 롯데와 신회장에 대해 이중재판을 받게 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 검찰은 대의를 위해 헌신한 신회장에 대한 이중 사법처리는 신중해야 한다. /롯데그룹
롯데가 안보당국의 사드부지 제공요청에 협조한 댓가치고는 너무나 가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권력은 공백 상태에 있다. 황교안 대행정부는 롯데의 중국 사업 피해에 별다른 보호막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도 롯데의 애국과 헌신에 대해 매몰차기만 하다. 더욱 가혹하게 신회장과 그룹수사를 옥죄고 있다. 박전대통령에 대한 뇌물제공 혐의로 엮어서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롯데는 20년 투자한 중국사업이 좌초위기에 몰릴 정도로 안보정책에 적극 화답했다.
신회장에게 또 하나 악재는 지난 3월 20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재판에서 나타났다. 연로한 창업주 겸 부친 신격호 전회장이 법정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왜 법정에 나왔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언들을 했다. 판사는 도중에 그를 내보냈다. 현해탄을 오가며 맨주먹으로 롯데를 일궜던 부친의 치매증세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언론은 창업주 명예를 실추시킨 황당한 재판을 개탄했다.
신회장은 일부 가족이 아무리 그룹경영권에 욕심을 낸다고 해도 치매치료중인 부친까지 법정에 세워야 했는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부친의 참담한 모습을 보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를 최대한 이용했던 분쟁세력은 정작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는데 관심이 없었다. 부친마저 토사구팽시키는 것 같았다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일부 가족의 예기치 않은 경영권 도발로 시작된 롯데 경영권 분쟁수사는 인륜 천륜마저 위태롭게 했다.
검찰이 신회장에 대해 기소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유감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소환해 20시간에 걸쳐 조사를 했다. 그는 박전대통령 뇌물사건 참고인으로 불려갔다.
검찰이 들여다보는 대목은 롯데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45억원의 성격이다. 롯데는 최순실 고영태 일당으로부터 K-스포츠재단에 70억원 추가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해당금액을 기부했다. 최순실 일당은 롯데가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추가 출연금을 롯데에 반환했다.
검찰은 재단 출연금이 면세점 획득을 위한 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다. 롯데는 2015년 11월 롯데월드 잠실점 면세경신 심사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4000억원이상 투자해서 재단장한 잠실월드 면세점 탈락은 롯데에 큰 충격을 줬다. 신동주의 경영권 공격과 이에 맞선 신회장의 경영권 방어분쟁이 국민적 이슈가 됐다.
잠실점 면세사업권 탈락은 반롯데 분위기에 따른 괘씸죄 성격이 강했다. 당시 면세점 탈락으로 2000여명의 종업원들이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면세점 면허갱신 심사가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 것을 성토하는 언론의 비판보도가 잇따랐다. 일자리 창출도 힘든 상황에서 되레 일자리를 없애는 정부의 섣부른 면허기간 단축이 집중타를 맞았다.
롯데가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롯데마트 영업정지, 국내의 경영비리 재판과 최순실수사 등으로 창사이래 최악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랴부랴 지난해 12월 면세점 사업자를 추가선정했다. 롯데는 절치부심했다. 초고층 롯데월드타워점 면세점이 마침내 추가사업자로 선정됐다.
롯데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부정한 청탁이 아니다. 전경련이 그룹규모별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냈다. 재단에 출연한 그룹은 수십개에 달한다. 특검과 검찰이 유독 삼성과 롯데총수만 대상으로 부정청탁과 뇌물죄 프레임으로 엮으려 한다면 편향수사 논란을 확산시킬 것이다.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은 당연히 선정대상이었다. 월드타워 면세점은 지난달 정식 오픈한 롯데월드타워와 함께 한국과 서울을 상징하는 초고층타워다. 123층의 롯데월드타워는 155m의 높이로 세계 5위초고층 타워로 부상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한해 5000만명이 몰려올 예정이다. 외국 관광객 유치만 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관광수익도 연간 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생산유발및 고용창출효과를 포함한 경제효과도 연간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서울 관광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서울의 에펠탑'이 된다.
한해 500만명의 외국관광객이 몰리는 롯데월드타워점에 면세점을 주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 관세청이 롯데월드타워점을 면세점대상에서 배제했다면 국부를 팽개친 미친 행정이 될 것이다. 롯데월드타워점은 모든 심사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가 굳이 로비를 할 필요가 없었다.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관료라면 당연히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주려 했을 것이다.
롯데가 박근혜 전대통령의 공익재단인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전경련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위한 부정한 청탁은 전혀 아니라는 게 롯데의 주장이다. 박전대통령도 재단설립과 관련해 사익을 취한 게 없다. /연합뉴스
특검과 검찰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롯데의 면세점 로비의혹과 연결짓는 것은 억지수사에 해당할 것이다. 신회장이 지난해 3월 박전대통령과 독대한 것을 12월 추가면세점 사업자 선정특혜 혐의로 몰아간다면 지나친 짜맞추기 수사가 될 것이다.
검찰은 최순실 수사 결과 발표에서 롯데를 삼성 현대차 등 다른 그룹처럼 뇌물피해자로 분류했다. 박영수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사유로 부정한 청탁에 의한 뇌물제공 혐의를 들이댔다. 검찰이 박영수특검식 잣대로 신회장을 뇌물제공피의자로 둔갑시키려 한다면 일관성을 상실한 수사가 될 것이다. 고무줄 잣대수사로 변질된다.
신회장이 경영비리 관련 재판과 최순실사건 재판을 동시에 받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롯데는 그룹수사가 시작되면서 호텔롯데 상장등을 통한 지배구조 선진화를 무기 연기했다.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려는 타임스케줄이 정지됐다. 지배구조 개선은 정부및 국민과의 약속사항이었다. 검찰의 과잉수사는 지주사 전환작업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등도 차질을 빚었다.
롯데는 사드부지를 제공한 애국기업이다.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크나큰 타격을 입고 있는 롯데에 대해 사법당국도 리더십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신회장이 이중으로 재판을 받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검찰의 신중한 수사를 촉구한다. 대의를 위해 희생한 기업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초토화위기를 맞고 있는 중국사업의 피해를 줄이기위한 신회장의 출국도 즉각 허용해야 한다. 재판과 수사를 받으면서도 글로벌경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자신들의 협량한 공명심만 내세우며 재계5위 글로벌기업의 경영위기를 심화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