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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딸', 음악이 말하는 소통과 이해

2017-04-14 19:55 | 정재영 기자 | pakes1150@hanmail.net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미디어펜=정재영 기자]노래에는 이야기가 있다. 가사를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노래를 들었던 시대나 감정, 사건 등 역시 그것에 포함된다. 때문에 우리는 노래를 통해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 새로운 세대를 체감하기도 하며, 감정과 생각을 전환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노래와 영화는 꽤 밀접한 관계에 있다. 청각과 시각이 아닌, ‘이야기’라는 대목에 공통점 가진다.

지난 12일 개봉한 ‘아빠는 딸(김형협 감독)’은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영화로 세대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요즘 가족과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이 대두되는 바,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빠는 딸’에는 다양한 노래가 수시로 등장하는데, 앞서 언급한 노래의 ‘이야기’가 세대를 아우르며 공감대를 형성하여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늙은 청춘의 노래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강산에의 ‘삐딱하게’는 1996년 발매된 곡으로, 상태(윤제문 분)가 딸 도연(정소민 분)의 몸으로 부른 노래이다. 학교라는 현재의 공간에서, ‘아빠’가 아닌 ‘청춘’으로서 시간을 돌려 노래한 셈이다. 때문에 극 중 상태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직장인이자 아버지인 그의 애환이 담겨져 있는 느낌이 든다. 

‘아빠는 딸’은 ‘삐딱하게’라는 곡으로 중년세대의 향수와 애환을 여고생을 통해 전달하면서 세대의 간의 벽을 허물고자 했다. 누군가는 노래를 통해 향수를 느끼고, 누군가는 이전 세대의 청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신(新)문화 인트로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극 중 삽입된 노래, 씨스타의 ‘나혼자’는 상태의 회사 관계자에게 접대를 하는 노래방 장면에서 등장한다. 상태의 몸에 들어간 도연은 ‘나 혼자’ 음악에 맞춰 관능적인 춤을 추며 ‘젊음’을 뽐낸다. 단순하게 본다면, 본래 지루한 구세대 ‘아재’인 상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웃긴 장면’에서 그칠지 모른다.

그러나 ‘접대를 하는 노래방’이라는 세속적인 공간 속에서 여고생이 ‘나 혼자’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그 의미가 달라 보인다. 도연은 기성세대의 몸으로 신세대의 음악을 소개한다. 마치 ‘우리는 이렇게 논다.’, ‘우리가 듣는 노래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것 같다. 얼핏 ‘나 혼자’라는 곡의 분위기로 인해 ‘성숙’이라는 단어가 연상 될지 모르지만, 접대의 공간에서 선보이는 기성세대의 ‘나 혼자’는 ‘철부지’나 ‘순수함’에 더 가까운 듯싶다.

영화에서의 ‘나혼자’는 철부지 어린 소녀가, 신세대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통로로 쓰여 졌다. 이로 인해 상태는 “우리 딸이 이런 곡을 좋아하네.”라며 도연이 즐기는 문화를 처음으로 들여다보게 됐다.


▶소통은 노래를 타고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지금은 사라진 레코드 가게에 기성세대인 상태와 신세대인 지오(강지오 분)가 함께 있다. 상태는 도연과 몸이 바뀌어 딱딱한 기성세대의 모습이 사라졌고, 덕분에 지오는 상태에게 좀 더 편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지오는 과거의 노래를 단순히 옛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지오에게 있어 예전 노래란 그저 하나의 취향이자 장르였다. 그 모습으로 인해 상태에게 있던 신세대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점차 사라졌다.

영화에 등장하는 김광석의 노래 ‘기다려줘’의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줘’라는 가사처럼. 두 세대 사이에는 그저 시간이 필요할 뿐인지도 모르겠다.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아빠는 딸은’은 가족과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러나 단순히 바디 체인지라는 소재 하나를 통해서만 전달 하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백 마디 말보다 더 깊고 큰 공감을 전한다. ‘아빠는 딸‘이 흥행질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작품이 전해주는 음악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세대 간의 이해의 통로가 열릴 수 있으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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