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장미대선'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선후보들 간 네거티브 검증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양강구도를 만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후보 가족들의 특혜의혹과 인재영입 등을 놓고 공방이 거세다.
문 후보와 안 후보측에서 매일 아침 선거대책위 회의를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해서 '문모닝', '안모닝'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또 보수 정당에서 유력 후보가 사라지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문 후보를 당선시킨다는 이른바 '홍찍문' 등 보수표심을 대변하는 말도 퍼지고 있다.
국민의당 측에선 박지원 당대표가 주로 문 후보를 비판하는 저격수를 맡아 '문모닝'이란 말을 유행시켰다. 각 정당 경선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이번엔 민주당 측에서 적극적으로 공세 수위를높여 '안모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또 보수층에서 문 후보의 집권 저지를 위해 안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자 홍 후보 쪽에서는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된다)는 말을 만들어냈다. 문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말도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상대방 가족과 관련한 의혹이 집중 검증 대상으로 오르면서 거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최근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향해 경선 과정에서 조폭연루설과 차떼기, 딸 안설희 재산의혹, 부인 김미경 교수의 '1+1 채용' 의혹을 비롯해 김 교수가 안 후보의 보좌진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킨 것까지 문제 제기하면서 공격에 나섰다.
안 후보 측도 문 후보를 향해 아들 문준용씨가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과 특혜 휴직,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고가가구를 헐값으로 매입한 의혹 등과 관련해 파상공세를 폈다. 최근에는 자유토론 방식인 스탠딩 토론회를 문 후보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거부하자 "2시간도 못 서 있는 건강 상태로 국정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맹공격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측은 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현재 재산이 1억1200만원이고 부동산과 주식은 전혀 없다"고 조목조목 해명한 일이 있다. 또 재산은 오랜 기간 조모와 부모로부터 받은 돈과 본인 소득 중 일부를 저축해 형성됐으며 미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영주권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해명이 모두 진실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으나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팩트로 대응한 것 자체가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네거티브도 후보 검증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장미대선'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선후보들 간 네거티브 검증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모닝', '안모닝', '홍찍문' 등의 신조어들이 이번 대선을 대변한다./사진=연합뉴스
선거에서 이러한 각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이 나오는 것은 득표를 위해 상대후보의 부정적이거나 반감을 살만한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이번 대선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인 데다 부유하는 보수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마지막까지 후보들의 실수가 유일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 네거티브 검증은 역대 다른 대선에서보다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미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는 당선의 승패를 결정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새정치를 위해서는 정책 검증으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국민 열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후보간 네거티브 공세가 역대 대선보다 제일 약하다고 본다"면서 "노무현 이명박 당시 대선에서는 정책이 아니라 네거티브가 핵심을 이뤘지만 이번엔 정책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에서 정책 대결은 많이 다뤄지지 않고 네거티브 공세를 보도할 뿐으로 각 후보들 자체는 흠이 크게 없고 이미 검증도 받을 만큼 받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후보간 나온 네거티브 내용도 기존보다 약하다고 본 이유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딸 재산도 액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문 후보의 아들 문제도 젊은이들의 공분을 살뿐 사회통념상 갑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이미 이번 선거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유치원 공약을 비롯해 미세먼지 공약 대결 등으로 특성이 만들어졌다. 아울러 사드 등 상반되는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