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LG‧삼성‧SK 등 국내 배터리 업체 3사가 고용량‧고밀도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 신모델 출시와 맞물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물량 확대와 타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벌려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3세대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현재 성능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통상 1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주행거리가 100km, 2세대 배터리는 300km정도라면, 3세대 배터리는 충전당 500km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능이 훨씬 높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사업부문에서만 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LG화학 관계자는 매출목표에 대해 “직전 해보다 20% 증가한 수치”라며 “전지사업부문 중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올해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LG화학 연구원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전지사업 매출 4조3000억 목표
LG화학은 앞서 지난달 31일 박진수 부회장이 간담회에 참석해 “2020년까지 1회 충전시 600km 주행이 가능한 3세대 배터리를 상용화한다”고 밝힌 만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GM의 전기차 볼트에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볼트는 1회 충전만으로 테슬라의 모델3(340km)보다 더욱 긴 주행거리(380km)를 자랑한다.
LG화학은 현재 테슬라를 비롯한 대부분 전기차 업체들이 채택한 원통형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수명이 긴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SDI, 파나소닉, 도시바는 각형 배터리를, 대부분의 소형 배터리 업체가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청주 공장을 포함해 미국, 중국, 폴란드 등 4개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PHEV볼트 배터리를 생산하는 미국 홀랜드 공장 증설 착수했으며, 내년 초 폴란드공장이 가동되면 순수 전기차 10만대 이상 생산력을 확보하게 된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사업부문에서만 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LG화학 관계자는 매출목표에 대해 “직전 해보다 20% 증가한 수치”라며 “전지사업부문 중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올해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1회 충전시 6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오는 2020년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삼성SDI 유럽 공장 가동해 생산 능력 확대
LG화학의 경쟁사인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성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1회 충전시 6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오는 2020년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단 20분만에 80% 용량을 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올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3세대 확장형 배터리 모듈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듈 1개당 24개 이상의 셀로 기존의 2배 이상 수준인 6~8kWh의 에너지 용량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5년 동안 2조원 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오는 7월 완공되는 헝가리 공장이 내년 초 본격 가동되면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폭스바겐, BMW, 벤츠 등 유럽 완성차 생산기지가 몰려있어 효율적인 거래와 물류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3년내 고성능 배터리 생산
SK이노베이션도 1회 충전시 500km를 달리는 3세대 배터리를 3년내로 개발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성능과 직결되는 ‘습식 분리막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2위(2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성능과 직결되는 ‘습식 분리막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2위(26%)다. SK이노베이션 광고스틸컷.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단지 내에 최대 3GW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상반기 2공장과 1차 생산라인 공사가 완료되면 연간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4만대 분량에서 7만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경쟁사 대비 기술 격차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각 사의 배터리 생산규모(순수전기차)는 LG화학이 18만대, 삼성SDI가 20만대, SK이노베이션이 4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2020년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폐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업체들은 이 시기를 앞두고 각자의 기술력을 끌어올려 중국 현지 업체들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는 2020년 업체 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내년 공장 증설과 함께 성능개발에 주력한 이후 본게임이 시작되면 공정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