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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삼성전자, 최태원 공격경영 SK가 부러운 이유

2017-04-25 13:16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면서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에게는 무혐의를 받은 최태원 회장이 미래 사업 챙기기에 나선 SK가 부러울 따름이다.

삼성전자 외부에서는 호실적만 부각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총수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재계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흔들릴 경우 국내 산업계는 물론 경제 전반이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25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 건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재판에서 본격적인 심문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자리를 비운 사이 삼성전자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은 실적을 내놓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활약을 앞세워 9조9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의 매출이 반영되는 2분기에는 기존 최대 분기실적 기록(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12조원 중반의 영업이익 달성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13조원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상승세에도 삼성전자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잘 나가고 있는 반도체와 갤럭시S8도 결국 몇 년 전부터 준비한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총수공백이 실적에 가려지면서 당장은 괜찮은 것 같아도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심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무죄 판결을 바라고 있다. 하루 빨리 이 부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 3개월 내에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와야 한다. 2월 28일인 이 부회장의 구속기일을 감안하면 다음달 말까지는 선고가 돼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걱정은 미래 먹거리 확보다.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신수종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설계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직 내부 분위기도 침체된 상황이다.

이에 비해 SK는 최근 활기를 찾고 있다.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다. 최 회장은 전날 도시바 메모리 부문 인수를 지휘하러 일본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부문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자국 기술 보호 기류가 감지되고, 예비 입찰에서도 경쟁 업체들이 1조에 이상 금액을 더 써낸 상황이다.

최 회장은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다각적인 반도체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회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가 직접 움직이는 것은 우선 무게감이 다르다. 해외 핵심 파트너들도 총수와의 소통을 더 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 회장이 몸으로 뛰면서 보여주는 메시지는 SK그룹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발이 묶이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전장 기업 하만과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브랩스 등 인수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삼성전자의 미래를 설계해 왔다. 또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주요 시장의 정부 수반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폭 넓은 글로벌 인맥도 구축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대외 활동이 막히면서 점차 영향력과 입지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은 이탈리아 '엑소르(Exor)'의 차기 이사진에서 제외됐다. 출국금지와 구속수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공백이 길어질 수 록 삼성전자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사업과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에 비례해 삼성전자가 받는 압박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에는 이 부회장을 대신할 카드가 없다. 법원이 삼성전자와 우리 경제 전체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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