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는 자신이 기업활동 자유와 규제완화를 주장하면서 '공정한 시장경제' 역시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강성 귀족노조'에 대한 비판이 노조 자체가 아닌 부당행동에 대한 것이라고도 했다.
28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19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로부터 "기업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기회를 준다고 했다. 기업의 기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홍 후보가 말하는 기업에 재벌과 중소기업도 다 들어가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모든 기업이 다 들어간다"고 확인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8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19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에서 상호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SBS 방송 캡처
유승민 후보는 "그러면 우리 경제가 공정한 시장경제라고 보느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재벌과 협력업체 간 (불공정한) 갑을관계인 건 안다. 갑을관계는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어떻게 시정할 것이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예컨대 단가후려치기를 못 하게 하고, 일방적으로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을 빼가는 것에 대해 지난번에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 위원장 시절)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유 후보가 "재벌들이 총수 일가 이름으로 비상장계열사를 만들어 놓고 모든 계열사가 일감을 다 몰아주고, 기업 가치를 부풀려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는 것은 어떤가"라고 묻자 홍 후보는 "그건 잘못"이라고 수긍했고, 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계열사를 못 만들도록 공약했다"고 하자 홍 후보는 "좋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혹시라도 대통령이 되면 경제를 성장시킬 방법은 무엇인가. 기업 기만 살리면 되느냐"고 되물었고 홍 후보는 "기업을 투자하게 해야 한다. 해외로 나간 기업 되돌아오게 하고, 법인세를 트럼프처럼은 아니지만 현상유지는 하자는 것이다. 기업 규제를 없애고"라고 했다.
뒤이어 유 후보는 "강성 귀족노조는 어떻게 때려부술 것이냐"고 질문했고 홍 후보는 "대통령이 법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대통령 되면 내가 보여주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날 홍 후보는 자신의 강성노조 비판을 못 마땅히 여긴 심 후보와 날선 공방을 벌였다. 도중에 '연봉 6000만원 이상 근로자는 자영업자로 본다'고 언급하자 유 후보가 그 진의를 묻기도 했다.
홍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자유토론에서 '노조가 주적이냐'는 추궁을 받자 "주적이라고 이야기한 적 없다. 주적 얘기를 못 하는 사람은 저 분(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있지 않나"라고 받아 넘겼다.
심 후보는 "홍 후보 말대로 (경제위기가) 노조 탓이면 독일은 망했어야 하는데 복지국가가 돼 있고 경제위기에도 튼튼하게 버티면서 무슨 궤변을 하냐. 가짜뉴스"라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궤변이 아니다"며 "왜 말씀을 그리 하시냐"고 토론 태도를 지적했고 심 후보는 "지난번 일부 노조원들이 도지사 월급과 비슷하게 받는다고 했지 않나. 육체노동자들이 도지사보다 더 받으면 안 되나. '니들이 노동자인데 감히'라고 천시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8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19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에서 상호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MBC방송 YTN 중계 캡처
홍 후보는 "그런 뜻이 아니고 6000만원 이상 연봉이면 저는 자영업자라고 본다. 노조원이 파업하는건 내가 먹고 살 게 없다, 애 학원을 못 보내겠다, 어려울 때 파업하는 것"이라며 "6000만원 넘는 사람은 자영업자로 보고, 스스로 손해를 치러야하는데 연봉 매년 늘리면서 파업하지 않느냐"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쌍용차 노조 정리해고 사건을 거론하며 정경유착, 경제위기, 노동여건 악화, 양극화 모두 보수정당 탓이라고 몰아세웠다. 또한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부정하는 사람은 대통령 될 기본 자격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그런 억지 부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내 이야기는 노조를 부정하는 게 아니고 노조의 부당행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쌍용차 정리해고는 법대로 한 것 아니냐. 그 정리해고법은 여야 합의로, 심 후보가 통진당 할 때 같이 만든 걸 따라 정리해고했는데, 그 법에 의한 정리해고가 맞냐 아니냐 소송까지 했었다. 그럼 법을 따라야지 왜자꾸 들먹이느냐"고 비판했다.
이후 유 후보가 "연봉 6000만원 넘으면 자영업자라는 건 무슨 말인가. 560만 자영업자가 들으면…"이라고 묻자 홍 후보는 "비유를 그렇게 한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조종사 파업 제한하는 게 있었는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민주노총인데 찾아온 일이 있다. 그래서 '1억8000만원 연봉 받으면서 파업하는 건 옳지 않다. 그만큼 받으면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라고 얘기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