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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경제공약 분석④-금융개혁]본질 외면 장밋빛 남발 '공수레 공약'

2017-05-04 09:45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5000만 대한민국의 시선이 5월 9일로 향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호’의 5년을 책임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모두 1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모든 후보가 대한민국의 ‘장밋빛 미래’를 장담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수출이 늘고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대내외 환경은 긴장의 연속이다. 한반도 긴장 고조,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미디어펜은 주요 대선후보의 경제공약이 국가 경쟁력 향상과 국민 선택권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 재벌개혁, 경제활성화, 가계부채, 금융개혁, 부동산, 일자리, 미래먹거리 등 7개 부문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19대 대선후보 경제공약 분석④]-금융개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대선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금융 공약’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겉만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이 대다수인데다 후보들 역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공약들을 완성시킨 탓에 통찰력 있는 고민을 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9대 대선 주요 후보들의 금융 관련 공약에는 결정적인 차별성이나 심사숙고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대체적인 평이다. ‘4차 산업혁명’이나 ‘가계부채 해결’ ‘서민금융’ 등의 단어가 선언적 구호로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금융감독시스템 개편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가계부채 해결‧서민금융 강화…복지정책 앞에 ‘좌우단결’

4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명의 주요 대선 후보는 서민들을 위한 금융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안심전환 대출 확대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채무불이행자 등록기준 상향 조정으로 생계형 서민 재기 마련, 정부 재정지출 확대, 저금리 기조 유지 등을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경우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정책, 중‧저리 대환대출 확대, 대출심사와 신용등급 체계 개편, 서민정책금융지원 통합 등을 공약했으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관치금융 해소, 법치금융 확립 등을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지역금융활성화법 제정과 도민은행 설립, 금융소득 분리과세 기준 금액 삭감공약 등을 발표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후보들이 서민금융과 복지정책으로 포장된 공약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특히 문재인‧홍준표‧심상정 후보의 경우 ‘가계대출 관리’를 공통적인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후보별로 세부 내용을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계대출 총량을 150%로 규제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전격 도입도 공약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 수준으로 낮추려면 소득을 늘리거나 신규대출을 줄여야 하지만 둘 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에 정부가 너무 깊이 관여할 경우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저해할 수도 있다.

나머지 두 후보의 공약도 선언적인 구호 수준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아예 구체적인 가계부채 공약조차 내놓지 못했다.

서민금융에 대해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도발적인 공약들을 내놨다.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총량제와 이자제한법 개정, 주택담보대출의 유한책임대출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자제한법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 저소득층들의 상환 부담을 완화한다는 청사진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유한책임대출화는 주택가격이 대출금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은행에 주택을 반납함으로서 채무상환부담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재원 확보가 필요한 공약들이라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금융정책‧감독 분리해야"…금융위‧금감원 개편될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재편 문제도 후보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조직 개편의 경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개혁’ 분위기를 가장 쉽게 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새 대통령이 금융개혁의 시작을 조직개편으로 시작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금융위‧금감원 재편 문제가 정치권과 금융권 안팎에서 다수 논의된 터이기도 하다. 골자는 금융감독원을 소비자보호 감독 기능과 건전성 감독 기능 위주의 두 축으로 분리하자는 의견과 금융감독원은 그대로 두고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현행보다 강화하자는 의견 등이다. 

19대 대선 주요 후보들의 금융 관련 공약에는 결정적인 차별성이나 심사숙고를 찾아보기는 힘들어졌다. '4차 산업혁명'이나 '가계부채 해결' '서민금융' 등의 단어가 선언적 구호로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사진=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캠프의 김종석 의원은 "금융개혁의 본질은 감독체계를 개편하는 것과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되도록 규제를 푸는 것"이라면서 "금융사의 자율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경우 금융부를 신설해 금융위원회를 흡수시키고, 금감원을 금융위 산하 기관으로 재편하는 공약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 또한 ‘금융당국 관리 감독 체계 개편’을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다른 후보들은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지는 않았지만 후보별로 금융감독기구를 정부기구화 한다거나, 금융위를 해체해 기재부‧금감원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실물경제 공약의 경우 재원확보나 실현 가능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금융정책기관 문제의 경우도 개혁 과잉 기조가 없지 않다”면서 “금융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부터 고민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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