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항공업계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들이 실행해 나갈 대선 공약이 각 업체의 경영 전략 및 현안과도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종사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항공이 제19대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B747-8i 비행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부터 계속돼온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아직까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정책에 어떤 견해를 가진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해법 또한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른바 ‘강성 귀족노조’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가장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홍 후보는 최근 대선 TV토론에서 “대한항공 조종사가 1억8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파업하는 건 옳지 않다”며 “그만큼 받으면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기업들이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반박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삼성이 강성 귀족 노조 때문에 해외로 나갔냐”,“왜 강성노조 탓만 하냐”라고 밝히는 등 홍 후보와 정반대 논리로 접근해 이를 둘러싼 해법에서도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 초 조원태 사장 취임 이후 주기적으로 노조와 교섭을 진행해오고 있는 만큼 차기 정부에서 노사간 장기 갈등 구조를 해소할 단초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노사 간 임금협상도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말 조종사 노조가 2차 파업 철회를 결정하면서 양측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에 재도전할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어서 차기 정부 집권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대선후보와 정당들이 지역경제 핵심 현안인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입장을 천명한 상황이어서 향후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정치논리가 개입될 여지가 상당한 편이다.
우선 문재인 후보는 ‘국부유출’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의 중국 자본 매각에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문 후보는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사안이 아니며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소속된 국민의당의 박지원 대표와 광주 국회의원도 "금호타이어의 핵심자산인 방산기술과 상표권을 외국 기업에 유출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하는 것은 국부유출로 귀결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중국 매각을 반대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불허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최종 인수하려면 상표권 사용 허가는 물론이고 1조6000억원대 차입금 만기 연장, 방산부문 분리 등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정부 인허가 문제도 남아있다. 이를 어길 경우 더블스타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게 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산은과 금호그룹이 맺은 약정서에 따르면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이 6개월 동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상표권 불허 등으로 더블스타에게 매각을 지연시키는 동안 인수 자금을 마련해 하반기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유력 대선 후보와 정치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만큼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최소한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하는 것은 국부 유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