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5·9 대선 표심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을 택함으로써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일단 정권이 교체됐다는 것이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인물 교체'를 강조하며 문재인 당선인의 집권을 '노무현 정권 2기'라고 집중 공세를 폈지만, 수권정당의 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이 보다 컸음을 몸소 확인하게 됐다.
이른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 범주에 든다면 당적이 다른 인사들까지도 정부 인사에 포함한다는 통합정부 구상 역시 실현된다면 여야간 무한 대치로 요약할 수 있는 정치 풍토를 전환할 계기가 될지 눈길을 끈다.
보수진영에서 줄곧 '친북인사'라고 비판해온 만큼 안보·대북 문제와 대미 관계 등에 있어서 대전환을 가져올지도 관심사다. 당선되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러 가겠다는 언급의 이행 여부, 그 결과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승리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를 사실상 반대해온 가운데 미국의 반대를 감수하고 백지화를 꾀할 것인지, 미국의 '코리아 패싱(한국 배제)'를 초래할 경우 대처 방식도 주목 대상이다.
혹은 '전략적 모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사드 배치를 대중 외교 협상 카드로 활용, 중국의 경제 보복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지 문재인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경제 부문에서도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개 대폭 늘리면서 '큰 정부'에 입각한 경제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도한 조세 부담 없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해달라는 국민적 바람에 부합할 수 있을지가 검증 대상이다.
근로시간 단축 규제 강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의 실현 등을 위한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2020년까지 법정최저시급 1만원 인상 등을 기업 부담·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착시킨다면 성공한 정부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권에서 벌어질 이합집산의 형태도 주목된다. 대선 국면 초기 거론돼온 반(反)문재인 연대가 국회 정치지형으로 연장돼 정부 견제가 집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집권여당으로 발돋움한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이 연대해 180석 이상 거대정당과 다름없이 움직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정부와 국회 주류권력이 세자릿수 의석을 간신히 유지한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입법 프리패스'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