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유동성 부족으로 생사의 기로에 몰렸던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의 길로 새 출발 하게 됐지만 사채권자 집회에 대한 법원의 인가 결정에 일부 개인투자자가 반발하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에서 지난달 17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12일 채권단과 금융당국, 업계에 따르면 당초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회사채·기업어음(CP)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자율적인 채무조정안을 확정하고 지난달 20일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인가를 신청했다.
이달 법원의 채무조정안 인가가 완료되면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대출금의 100%, 시중은행은 80%를 출자로 전환하고 국민연금 등 회사채·CP 보유자들은 채권액의 50%를 주식으로 바꿔주게 된다.
출자전환 규모는 2조9000억원 규모로, 신규자금에 출자전환금을 더하면 이번 대우조선해양 회생에 사실상 5조8000억원이 지원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사채권자 집회에 대한 법원의 인가 결정에 개인투자자가 항고에 나서면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법원이 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으나, 1억원 상당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이 투자자는 대법원에 재항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이 얼마간 더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조정이 절차적 타당성을 갖췄다는 이유로 개인투자자의 항고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의 신규 유동성 지원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채무 재조정을 전제로 한다. 때문에 회사채 재조정이 지연될 겨웅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도 자연적으로 지연된다.
산업은행은 당초 계획대로 이번 주 내로 대우조선해양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인데, 2015년 10월에 지원하기로 한 4조2000억원 중 쓰지 않고 남은 3800억원을 우선 공급하게 된다.
채무조정안의 효력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로서 금융채무의 상환이 중단된 상황인 만큼 이 자금으로 이달까지는 대우조선해양의 운영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조9000억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 자금의 투입 시기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개인투자자가 소를 취하하도록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보편적이다.
애초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으면 자율 구조조정에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 개편도 추진해 대규모 부실을 낳았던 해양플랜트 사업 부문은 대폭 축소하고, 앞으로는 상선과 특수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2016년 말 12조7000억원이던 회사 매출 규모를 2021년 말 6조2000억원까지 '다운사이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채무재조정에 대한 법원의 인가가 늦어지는데다, 하반기 수주절벽으로 최악으로 치달은 업황의 개선이 늦어진다면 이 같은 계획은 이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무 재조정이 무사히 마무리가 되더라도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선업의 시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고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원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생존경쟁력은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