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타이어 매각이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지역경제 및 일자리 영향과 국부 유출을 들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매각설로 해외 판매가 급감하며 6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에 업계에선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작업이 새로운 변수를 맞이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업계어서는 정부가 나서 금호타이어의 매각 상황을 챙긴다면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이 무산되고 매각 자체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693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고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보다 433억원이 줄면서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들어 본격화된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설이 제품 수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초반 더블스타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양자대결로 흐르던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포기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로 기울었다.
더블스타는 지난 3월 채권단과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인수를 위한 세부 사항들의 협상하고 있다.
정치권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대해 관심을 갖은 것은 지난 3월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한 직후부터다. 당시 대선을 위한 각당의 경선이 시작되면서 호남지역의 대표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호남경제도 지켜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지역경제 및 일자리 영향과 국부 유출을 들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의식한 더블스타는 최종인수 후에도 임직원 고용승계를 약속하고 지역인재를 더 채용해 지역 경제와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쌍용차 먹튀 논란을 일으킨 중국업체 상하이모터스의 전력이 국내 여론을 등 돌리게 하고 있다.
더욱이 가까운 일본에서도 중국의 차이나머니로부터 자국 기업들을 지키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만 봐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팔려가는 것에 대해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는 새 정부가 들어서 그간 대선에 밀렸던 금호타이어 이슈가 다시금 주목받게 되면 채권단도 더블스타와의 협상을 기존대로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으로 걸고 있는 만큼 광주와 전남 곡성에 생산공장을 둔 지역 향토기업이 중국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두고 보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지역 민심을 생각해도 이번 매각은 정치적 쟁점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선다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매각에 제동이 걸리고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한편 '상표권 카드'로 재입찰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며 인수 무산을 노려온 금호아시아나측은 이런 정부의 입장을 반기는 기색이다. 정부가 나서 더블스타의 인수가 틀어지면 금호아시아는 재입찰을 통해 인수의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논리로 진행되는 M&A 사안에 대해 정부가 어떤 식으로 개입할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문제인데다 중국과의 마찰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새 정부가 의지를 보인다면 매각 진행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