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후보자 "헌법 보수할때 왔다…국회 단일안은 난망"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후보자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2018년 지방선거 헌법 개정 국민투표'와 관련 "줄곧 현행 헌법을 보수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가져왔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개헌에 관해서는 총리가 아무런 권한이 없지만 정부의 책임있는 일원이라는 관점에서 저희에게 맡겨진 일은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4년동안 180명의 의원이 참여한 헌법연구회의 공동대표를 맡는 등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후보자는 "지금까지의 9차례 개헌은 모두 혁명, 쿠데타, 민중항쟁 등 외생적 에너지 의해서 이뤄진 것으로 이번에 10차 개헌이 만약 이뤄진다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화에 의한, 정치권 내부에 의한 개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대선 당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결코 녹록한 일정이 아니고 과정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치권 주역들이 대담한 결단을 해줘야 합의가 이뤄지고 개헌이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개헌 주체에 관해서는 "합의를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구조상으로는 국회가 단일안을 내기가 더 어렵고, 대통령이 더 쉬울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안대로 따라간다는 것은 아니고 국회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안을)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이 내는 것이 쉬울 수 있다는 이론적인 얘기"라며 "어느 쪽이 낫다는 것은 정치권이 결단할 일이다. 제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는 향후 개헌안 발의를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언급으로 해석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자, 개헌안에는 정치권의 의지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후보자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관련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하겠지만 총리실이 실무적으로 도와드려야 한다"고 청와대와의 적극적인 공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고용노동부가 준 일자리 종합대상을 제가 받았다. 그래서 약간의 현장경험으로 어떤 정책은 효과가 쉽게 나타나고, 어떤 정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는 편"이라며 "앞으로 일자리 정책 수립 과정에서 현장의 경험을 가미하는데 약간은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 행사와 관련한 문 대통령 면담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락은) 없다. 여러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