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의 실력으로 국민 신임을 얻었다기 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실책과 과오에 힘입어 반사적으로 승리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피력한 그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실패하면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실패에서 보듯 국민이 실패한 것이고 그 실패의 고통이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올바른 방향 제시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혀뒀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승리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은 원칙을 천명했다.
구체적 현안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노후 화력발전소 8기 가동 중단 조치를 언급하며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지만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전기료를 한국전력공사에 부담하게 하는 게 맞는지"라며 "야당과 함께 풀어갔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닝메이트로서 함께 당선된 이용호 신임 정책위의장도 문재인 정부를 향해 "협치가 말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제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 이미지 정치가 필요한 게 아니라 국회를 통한 제도적인 대의민주주의가 다시 자리잡도록 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충고했다.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승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로부터 '민주당에서 연정 제안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연정은 당과 당이 하는 것이지 개별 의원이 (내각에)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건 연정이 아니다"고 민주당발 통합정부 구상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독일 메르켈 정부 3기도 2달 협상하고 막판 17시간 협상해 185쪽의 협약서를 만들었고, 그런 형태가 진정한 연정이다. 이를 민주당 정부가 제안하면 그건 두 당을 넘어 국민을 위한 좋은 제안"이라며 "언론에 흘려지는 개별 의원 접촉과 장관 제의는 사이비 연정이자 우리 당을 분열시키려는 정치공작"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해서는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고, 국민 여론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하고, 당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3가지 중 어떤 여건도 충족되지 않았지만,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유사한 면도 있고 해서 정치적 상황 전개에 따라 실현 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통합 논의를 공론화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양당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출범에 재 뿌리는 것처럼 느끼는 국민이 많을 거라 보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아니다"며 "다만 정체성이 유사한 사안에 있어서 정책연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혀뒀다.
바른정당과 정책연대가 가능한 사안으로는 "안보, 남북관계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차이가 있다"며 "경제는 바른정당과 차이가 없다. 경제현안에서 정책연대가 잘될 것"이라고 경제를 꼽았다.
김 원내대표는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에 관해서는 "빨리 원내대표직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훌륭한 비대위원장을 모셔야 한다"며 "충분한 의견이 수렴되면 즉각 추진하고 못 하면 추가적으로 당내 인사로 할 것인지 당외 인사로 할 것인지 먼저 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위원 2인 선정에 대해서는 "원내대표가 될지 안 될지 몰라서 생각을 못 했다"며 "희망자도 있는 것으로 알아서 오늘 중으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민주당에서 선출된 우원식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를 너무 오랜동안 같이 해 왔지만 성향이 다르다"며 "성향이 상당히 다른 편인데 인간적인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어서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경'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물음에는 "81만 공공일자리 창출 공약은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기에 원칙적으로 반대"라며 "4차 산업혁명은 인프라가 부족하기에 정부가 사전 투자하고 여건 조성은 정부가 해야 하지만,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은 전부 민간이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국민에 약속한 공약이라도 꼭 다 지키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