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유동성 위기에 놓였던 현대상선이 올해 1분기 적자폭을 줄이는 등 다시 도약할 기반을 다지고 있어 주목된다.
해운업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선박 공급량 대비 화물량이 적어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내리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진해운 부도사태 이후 운임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런 상황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분기 매출 1조3025억원, 영업손실은 13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846억원(7%)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15억원 감소했다. 자산총계는 3조8301억원, 부채총계는 3조811억원, 부채비율은 411%다.
현대상선은 2012년 4분기부터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저유가 효과로 2015년 1분기 흑자전환했다. 그렇지만 다시 같은 해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해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 이후 해상운임이 바닥권을 탈피했지만 올해 1분기는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중국 춘절 이후 운임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1분기 처리물동량은 95만8934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늘어다. 특히 미주 지역 수송량은 41%, 아주 지역 수송량은 62% 증가했다.
적자가 지속되지만, 비용절감 등의 노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대비 549억원 감소했다.
이에 각종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 1분기 연료유 단가가 지난해 1분기보다 59% 늘었음에도 컨테이너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22% 증가했다.
컨테이너 부문 매출증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비용이 작년 1분기보다 42달러, 지난해 연평균보다 77달러나 개선됐다는 현대상선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가을 한진해운 부도사태 이후로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여러 회사가 나눠서 흡수하고,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운임도 어느 정도 올랐다.
현대상선은 유럽노선·아시아 노선 영업환경 개선, 터미널 하역비 등 비용절감, 얼라이언스 협력강화, 항로 합리화 등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올해가 회사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때인 만큼 수익성을 극대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지만 본격적인 개선 시점에 대해서는 예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3개 얼라이언스(해운동맹) 구도로 재편되는데, 이 중 재무적으로 취약한 '디얼라이언스'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일본의 3대 선사는 컨테이너 부문 통합을 발표했고, 대만 정부는 직접 자국 해운사 지원에 나서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해운사의 합종연횡이 시작되는 올해도 글로벌 해운업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무한 경쟁이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상선은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수익력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른 글로벌 경쟁사보다 2∼3%의 영업이익률을 더 내야 하고, 5년 후에는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의 고객 기반과 선대구조 등을 분석해 성장성이 높으면서 이미 회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미주 시장에 집중하고 단계적으로 선대확충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