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취임 이후 첫 기념행사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5.18묘지에서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면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념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직접 헌화·분향했고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에서는 일어서서 옆에 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 노래를 작곡한 김종률 씨의 손을 잡고 노래를 함께 불렀다.
해마다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고 기념식이 이념 갈등의 장으로 변질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한 지 이틀 만인 이달 12일 업무지시를 통해 올해 기념식에서는 이 노래를 제창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도 "오늘 '님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 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을 포함한 정부 인사, 여야 정치권 인사, 5·18 유공자·유족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월 유족인 김소형 씨를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막에서 5·18 유족 김소형(37) 씨가 5·18 희생자인 아버지를 추모하는 글을 낭독하자 문 대통령은 눈물을 훔쳤고 무대에 올라가 김 씨를 포옹하며 위로했다.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희생자들의 묘역을 돌며 헌화 후 묵념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행사에서 글을 냉독했던 김소형씨는 문 대통령에게 "아까는 너무 세게 껴안았죠. 우리 아빠 같아서요"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제가 아빠 많이 닮았지요. 아버님께서 숭고한 일을 하셨다"면서 "그동안 혼자 찾아 뵙고 하셨을텐데, 오늘 국민들과 제대로 인사 한번 하셨죠"라고 말했다.
김 씨의 어머니인 고선희씨는 "대통령이 취임하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해 가슴이 뻥 뚫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고 왕태경 열사의 묘역에 들러 헌화와 묵념을 한 뒤 모친 이용래 씨에게 사연을 들었다.
이 씨는 "우리 아들이 나가면서 하는 말이 '선조들이 남긴 잡초를 뽑아야죠'라고 하면서 '왜 아버지 엄마는 무서워서 그 잡초를 못뽑았어요. 우리 하나라도 죽음로서 그 잡초를 뽑을 거예요'라며 나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드님을 가슴에 묻고 사시죠. 진상규명해 아드님의 명예도 다 회복하고 우리의 한을 풀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방문해 작곡가 김종률 씨의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씨의 영혼결혼식을 노래로 만든 곡인데 그게 북한을 찬양한다고 말이 안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임을 김일성이라고 하고 새날을 무슨 적화통일의 날이라고 한다"며 "대통령께서 이번에 방문하신 것을 영려들이 아시면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