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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 삼성 개혁, 규제보다 4차산업 씨앗 경쟁촉진 주력해야

2017-05-19 11:08 | 이의춘 기자 | jungleelee@mediapen.com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김상조의 공정위가 출범했다.

국회청문회 절차가 남았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공정위는 재벌개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김상조가 이끌어가게 됐다. 90년대부터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단체를 이끌어온 그에겐 재벌저승사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김상조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함께 삼성전자 SK텔레콤등 대기업 주총장에 나타나 소액주주 운동을 맹렬히 벌였다. 총수의 지분이동과 지배구조 개편, 2~3세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편법 불법등의 프레임을 붙여 법정소송과 반재벌 여론전을 전개했다. 재계는 그의 후보자 내정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재계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공정위 리스크가 커졌다고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내부거래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납품및 하청관련한 갑질 논란 등이 공정당국의 역점사업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재벌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재벌들의 출연을 문제삼아 정경유착을 불태우겠다고 천명했다.

김상조는 재벌개혁을 위한 조타수역할을 하게 됐다. 얼마나 많은 재벌규제가 이뤄질지에 대해 재계가 모든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정권 공정위는 본연의 업무인 경쟁촉진보다는 재벌규제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김후보자는 취임 일성으로 공정위 기업집단과를 기업집단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5년에 폐지된 기업조사국을 부활하는 것이다. 당시 조사국이 조자룡 헌칼쓰듯이 대기업들에 대한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를 남발했다. 대기업들의 원성이 너무 컸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4대그룹 개혁에 힘쓰고, 프랜차이즈 불공정거래관행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재벌을 처벌대상으로만 삼지말고, 한국경제의 미래먹거리를 선도하도록 규제개혁에도 힘써야 한다.



신설되는 기업집단국은 재벌 경제력집중과 불공정거래 문제를 철저하게 감시하게 된다. 문재인정권 5년간 기업집단국은 각종 형사고발과 과징금 부과등을 공격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높다.

세계는 한국의 공정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의 공정당국은 독과점규제및 소비자보호촉진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만 반기업적인 대기업규제에 목매고 있다. 갈라파고스적 대기업 규제공화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반대기업 공정정책은 삼성전자만한 글로벌 기업을 10개, 20개로 육성할 생각에는 관심이 없다. 세계시장에서 미국 자존심 애플과 스마트폰 대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마저 괴롭힐 제재수단을 찾으려 한다. 포춘지 500대기업에 한국기업의 수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반기업적 규제더미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기업지원정책으로 500대기업의 수가가 100여개로 급증했다. 일본도 수십개에 달한다. 한국만 10여개수준으로 수년째 정체돼 있다.

초일류기업이 적은 나라는 결코 선진국, 초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초일류기업의 덩치를 누르는 반대기업 공정정책은 2만달러에 머물고 있는 국민소득을 3만달러, 6만달러로 상승시키는 것을 불가능케 한다.
 
김 후보자는 재벌의 경제력집중과 불건전한 지배구조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시장의 공정질서가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경제력집중으로 깨졌다고 했다.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권 승계에도 규제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재벌문제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문제라고 보고 있다. 4대재벌의 자산이 30대그룹 총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재벌에 대해 엄격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면 중하위그룹들은 알아서 길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김상조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재벌은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맞는 말이다. 개혁대상이면서도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글로벌플레이어임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선도그룹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일자리창출, 수출확대와 시장개척, 주가상승, 성장과 소득증대 견인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대기업규제가 재벌을 망가뜨리거나 해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당연한데도,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과거의 경력과 행태 때문이다. 재벌해체는 급진 민중혁명정권이 들어서거나, 공산정권이 출범해야 가능하다. 자유민주적 시장경제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선 재벌해체는 불가능하다. 위헌소지가 크다.   

좌파시민단체에서 재벌저격에 나선 것과는 공정위 수장이 된 후의 행보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무책임한 시민단체시절 소신을 공정당국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 천만하다. 초가 삼간 태우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다.

대기업정책은 경쟁촉진과 독과점 해소, 소비자보호정책에 주력해야 한다. 재벌규제에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대기업의 경쟁력과 강점을 죽이는 것이다. 삼성전자같은 글로벌기업이 10개이상 나오도록 시장친화적인 공정정책을 펴야 한다. /연합뉴스



김상조의 유연한 현실론은 평가할 만하다. 신규순환출자 규제에서 더 나아가 기존 순환출자고리까지 해소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당론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문제는 현재 현대차그룹에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정그룹의 지배구조 개혁을 위해 공정위 역량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과거 강퍅한 재벌관에서 벗어나 균형감을 회복하고 있다. 

김후보자는 취임 초기엔 프랜차이즈 본사와 대리점간의 불공정계약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치킨과 빵집, 커피점 등은 본사와 전국의 수천개 대리점간에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리점주들이 대부분 은퇴한 사람들이나 서민자영업자다. 이들의 눈물과 한숨, 고통을 덜어주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을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하려는 문재인정부의 의지를 느끼게 한다.

공정위의 전가의 보도인 전속고발권 폐지도 주목된다. 김상조는 전속고발권은 원칙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중소기업청등이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등을 고발할 수 있다. 고소남발로 대기업들이 몸살을 앓을 수 있다. 전속고발권 폐지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대기업을 괴롭히는 공정정책보다는 시장질서 회복과 경쟁촉진, 독과점폐단 해소등에 주력해야 한다.

김후보자는 재벌저승사자에서 이젠 공정한 시장질서 조성자, 경쟁촉진을 위한 규제개혁자로 변신해야 한다. 시민단체 시절 과격한 반재벌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상조의 소신대로 재벌개혁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재벌 규제는 국회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의 여소야대국면에서 공정위 규제법안은 국회선진화법을 통과해야 한다. 야당인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의 설득과 동의가 필수적이다. 작은정부와 큰시장, 시장경제와 자율을 중시하는 한국당등의 반대가 있을 경우 대기업규제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다.

대기업의 덩치가 커지는 규제하는 공정정책은 국가경제에 자해적 수준의 우매한 정책이다. 김상조의 공정위가 좀더 균형감과 현실감을 갖고 대기업정책을 펴야 한다.



김상조는 여야를 넘나들며 개혁정책을 설명하고, 접점을 찾는 일부터 해야 한다. 실제로 법사위는 재벌규제를 견제하는 강력한 위원회다. 김진태 한국당 간사는 시장경제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갖고 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을 규제하는 상법개정안에 대해 상정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여대야소의 정국상황에서도 선진화법에 걸려 노동개혁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등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여소야대정국은 더욱 험난하다.

재벌은 처단대상이 아니다. 재벌을 적대시하는 공정정책은 한국의 강점과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기관차인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그룹들의 강점을 살려주면서도 투명한 시장질서를 정착시키는데 힘써야 한다. 갑질논란과 불공정계약관행등을 개선하는 주력하면 된다.

공정당국이 재벌을 때려잡는데 헛심을 쓴다면 성장과 투자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등도 차질을 빚는다. 오너경영을 차단하기위한 지배구조 규제에 공정위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주회사규제를 강화하려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주사 부채비율을 200%에서 100~150%로 낮추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도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10%씩 낮추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주사 규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민주당은 총수의 경제력집중과 경영권승계 악용을 지주사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주사 규제강화가 현실화하면 외국기업과의 합작투자나 인수합병, 신수종사업 투자, 4차산업을 위한 씨앗심기등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국가경제에 자해적인 수준의 규제더미가 된다.

미래 먹거리는 글로벌기업들이 주도하다. 총수와 지주회사가 주도적으로 4차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고,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생산및 판매를 하게 된다. 지주사 규제는 이같은 흐름를 가로막는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자리도 생기지 않는다.

재벌개혁은 글로벌 그룹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면서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의 덩치가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 처벌하는데 치중해선 안된다. 환자에 대한 수술은 성공했는데, 환자는 이미 죽어버렸다면 심각한 참사에 해당한다.

재벌개혁은 규제혁파와 노동개혁과 함께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야말로 우리시대의 최대 기득권 세력이다. 젊은이들의 일자리창출을 저해하는 최대 적폐집단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비정규직 차별문제가 해소된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금속노조등이 속한 민노총은 정규직 철밥통들이다. 

김후보자는 대기업들과 소통을 활성화하면서, 시장친화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민노총이나 좌파급진세력의 휘둘려 재벌처단정책에 헛심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먹거리는 삼성 현대차 등 4대재벌의 투자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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