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논의를 나눈 뒤 "(문 대통령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 5당 원내대표간 오찬 회동에 참석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저는 '국회 비준안을 마련한다고 한다면 3~4가지는 분명히 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따르면 정 권한대행은 청와대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와, 미국에 특사로 간 홍석현 특사, 여당 원내대표, 외교 TF단장 맡은 사람들이 의견이 각각 달라 시중에서는 '중구난방식'이라는 언급이 있다. 이건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빨리 정해주셔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드 배치를 만약 국회 비준을 한다고 하면 앞으로 한미 상호방위조약 이후 한번도 이 문제(미국 전략자산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 비준 논의가 없었는데 선례를 만들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도 검토해주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군사주권적 차원에서 중국이 관여할 때마다 우리가 비준 절차를 밟아 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사드를 무효화하든지 (미국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정말 이런 문제까지 열어놓고 논의할 것인지 대통령께서 먼저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간 오찬 회동 직후 국회에서 회담 내용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사진=미디어펜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그리고 미국, 중국과 협의를 통해 순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정 권한대행은 "다만 (문 대통령의 태도가) 기존과 좀 다른 것이, '사드는 기존 무기체계와 다른 게 아니냐', '다른 무기체계는 기존 (미군)기지에 군사시설을 배치하는 건데 이번에는 새로운 기지 제공이라는 측면이 있다', '한국의 비용 부담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3가지 문제를 들어 '이런 절차적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 권한대행은 또 "외교 안보와 관련 4강 특사가 나가 있는데, 이들이 귀국하면 그 내용을 국회와 공유했으면 좋겠다. 6월 한미정상회담에 관해서는 한미동맹을 더 돈독히 하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안보의식을 불식시켜줄 정상회담을 빨리 도출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 외교적 논제는 물론 안보 관련 논제도 정부는 앞으로 공유해 나가겠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에게도 야당과는 앞으로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정례적으로 보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한편 정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행해온 직권 '업무지시'를 최소화할 것을 요청하며 "특히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공약에 대해서는 업무지시 형태로 하지 마시고 국회와 정치권을 향한, 또 국민을 향한 과정을 거쳐 협치 정신을 살려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정운영에 관한 공통공약에 대해서는 여야간 협의를 통해 추진해나가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회동 후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쉽다기보다는 소통의 첫 출발이라는 관점에서 좋게 봤다"며 "국민들이 볼 때도 건설적이었고 오늘 오찬 회동은 그런대로 좋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