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을 대면한 가운데 "탈권위와 소통으로 많은 지지를 받는 건 알고 있지만 개혁 독선의 우려도 없지 않다"고 충고했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여야 5당 원내대표간 오찬 회동을 가진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어 "'정부 기구와 기관이 있는데 대통령의 지시 하나로 가이드라인 세우는 것으로 비춰지면, 방향이 옳으면 되지만 나쁜 방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점 각별히 유념해달라'는 말도 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 대통령에게 "국정과 관련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정의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우선순위인지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아울러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갈등지수가 두번째로 높고 갈등비용이 1년에 200조가 넘는다고 보고가 있는 나라에서 국민 통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서도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작년 10월 이후 국정이 표류하고 있고 안보 경제 위기에서 조속히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국가적 의사를 수습하기 위한 세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야당이지만 원칙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바른정당 주호영·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주 권한대행은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정무장관직 부활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정부조직 개편과 정무수석 역할에 대해 말이 나온 김에 정무장관실 부활을 말했다. 제가 낸 법안은 정무장관실을 '둬야 한다'가 아니라 '둘 수 있다'기 때문에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정무장관실을) 둘지 말지는 대통령의 선택이고, 저는 그것의 필요성을 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요청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선 국정운영을 해보고 필요하면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주 권한대행은 또 "어제 5·18 기념식에서 '개헌하겠다'는 말은 뜻밖이었다. 보통 후보 시절 개헌 약속은 취임 후 산적한 사안 때문에 미뤘는데 이번엔 개헌하겠다고 해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 대통령에게 호평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제가 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며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한다. 아울러 "국회 개헌특위에서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데 잘 안되면 저라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당시까지 국민과 합의를 이룬 부분이라도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개헌 의지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느꼈다"면서 "다만 '지금까지의 개헌 논의는 정치권 위주로 했는데 이번 개헌 논의는 국민들 의사가 충분히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었다. 대통령이 말씀하신 건 아닌데 개헌 과정에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