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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퀴박'들

2017-05-24 14:4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퀴박'이란 단어가 이슈로 떠올랐다. 홍준표 전 대선후보는 당권을 노리며 거만을 드러낸 일부 친박들을 향해 '바퀴벌레 친박'이라 비판한 것을 줄여 '퀴박'이란 단어가 나온 것이다. 홍 전 후보는 "박근혜를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 해볼려고 설치기 시작한 사람들"이라 말한 것이다.

바퀴벌레는 야행성으로서 사람이 잠든 때에 활동을 하다 보니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거실의 불을 켰을 때 제일 많이 눈에 띄곤 한다. 감각이 발달해 있어 위험을 느끼면 민첩하게 도망치는 등 인간에게 불쾌함을 주는 대표적인 곤충 중 하나이다.

자유한국당은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그냥 패배한 것이 아니라 참패를 당했다. 집안의 기둥이 뿌리 뽑혔고 담벼락은 다 무너졌으며 자존심도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이 같은 참패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곪아터진 것이다.

20대 총선 패배를 불러온 내부의 갈등은 최순실 사건을 통해 극에 달했고, 결국 여당 내 의원 다수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으며 그 중 일부는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가, 반기문 전 사무총장 영입이 실패한 상태에서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내세웠지만, 낮은 지지율 속에 슬그머니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는 희대의 막장 정치를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지지층의 불신은 극에 달했고 보수세력은 한없이 무너져 내렸고 그 결과 문재인 정권을 만들어 주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8% 대로 떨어졌다. 국민 중 40%에 이른다는 보수세력은 다 도망가고 8%만 남은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이 만든 것으로서 국회의원 숫자만 107명으로 제1야당 타이틀을 가졌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다 죽어가는 말기암 환자나 다를 바 없다.

107석을 가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8%로서 6석을 가진 정의당의 지지율 7%에 비해 1%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성은 없고, 염치와 신의마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죄인이고 모두가 패배자이다. 실패를 돌아보고 낮은 자세로 민심을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사진=미디어펜


107석을 가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8%로서 6석을 가진 정의당의 지지율 7%에 비해 1%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성은 없고, 염치와 신의마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이 되어버렸다.

연예인의 가치는 인기도에 있는 것처럼 정당과 정치인의 가치는 민심과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다. 높은 지지율 속에서는 어떠한 개혁과 명분이 정당성을 부여 받지만, 낮은 지지율 속에서는 어떠한 개혁도 명분도 받지 못한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자유한국당의 가치는 정의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모두가 죄인이고 모두가 패배자이다. 실패를 돌아보고 낮은 자세로 민심을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되고 싶어 남 탓이나 하는 정치로는 그나마 남은 8% 지지율도 곤두박질 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소를 잃었다면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연장을 들고 구슬땀을 흘려가며 외양간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돌아올 집이 있어야 집토끼들도 돌아 올 것이 아닌가?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진정성은 겉모습이나 입바른 소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슴 깊이 곳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과 영혼의 절규 속에서 그 마음과 정신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그나마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준 홍준표 전 후보를 중심으로 당의 재건과 신 보수 대통합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에 대해 모두가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 한다. 계파 갈등으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 국정혼란을 불러 온 것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대선 패배와 8% 지지율에 대한 반성은 물론이며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일 때 민심은 돌아 올 것이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도 모르는 망망대해에서 침몰하는 배에 올라타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은 배의 침몰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바다 속에 던져 넣을 수밖에 없다. 모두가 현실을 깨닫고 모두가 힘을 모아 물을 퍼내고 노를 저어야만 자유한국당호의 난파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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