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공식 석상에서 일본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는 데 대해 외교 관례 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낙연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 지속에 대해 일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일본 측의 해법 제시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2013년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고 부른 것을 옹호한 적이 있다'는 지적에 "공식 석상에서 당사자 앞에서 그렇게 하는 일은 외교 관례상 있다"면서도 "저는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2013년 사건에 대해 "(당시) 그런 문제로 논란이 확산될 필요까지는 없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절대다수의 국민이 정서상 그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한일 양국이 인정해야 한다"면서 '위안부 합의가 우리 국민의 불신을 산 것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절대다수 한국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일본 측이 고노 담화를 활용해 지혜를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맨 앞)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밖에 이 후보자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여야 갈등을 빚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정치적 의미의 심의라도 했어야 옳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드 배치 결정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변하고 "국무회의 심의 사항이냐 의결 사항이냐 따지기 전에 국무회의에서 논의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급해서 국무회의 심의를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논의해 볼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여당발 사드 배치 국회 비준동의 주장에 관해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기 때문에 양자를 정치적으로 절충하는 용어로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그게 국회 비준일지 비준이 아닌 것이 될지는 모르지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자신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위대한 영도자'라고 지칭한 내용의 기사를 쓴 데 대해서는 "지방 당 행사에 출장 가서 취재한 것 같다. 손바닥보다 작은 가십 하나였는데 A사무총장이 그런 표현을 하더라. 제게는 과도한 칭찬에 대한 저항감 같은 게 있었다"면서 "(A사무총장의 말을) 인용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국익과 진실이 충돌할 때 언론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느냐'는 질문에는 "기본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건의권 등 행사를 문서로 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대통령과 총리 사이에 헌법에 바탕한 행위는 문서로 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