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친환경차에 소극적이던 독일차들이 문재인 정부가 경유차 폐지를 주장하며 사실상 디젤차와의 이별을 선언하면서 시장 쟁탈을 위한 패권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위주로 판매고를 올리던 독일 3사(벤츠‧BMW‧아우디)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에서 비중을 키우는 추세다.
C클래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C350e /사진=벤츠 제공
독일 3사 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BMW다. BMW 코리아는 연내 ‘뉴 X5 xDrive 40e’와 ‘뉴330e’ ‘뉴740e’ 등 3가지 친환경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뉴330e는 80kW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최대 252 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발휘하며, 뉴740e의 경우 BMW만의 eDrive 기술을 접목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에 장착한 친환경 모델이다. 뉴 X5 xDrive40e는 BMW가 자체 출시한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 엑티비티 비히클(SAV)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친환경 서브 브랜드인 BMW i가 전기차 모델 ‘신형 i3’모델을 내놓는다. 신형 i3는 배터리 용량이 기존보다 150% 증가해 종전 140km 주행거리가 200km로 늘어났다. BMW는 올 상반기 이후부터 i3 인증 절차를 마치는대로 정확한 출시 시점을 발표 예정이다.
BMW의 경쟁사인 벤츠도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는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수입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점차 규모가 커지는 친환경차 시장까지 손에 쥘 경우 ‘1등 굳히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란 판단이다.
벤츠는 오는 4분기 국내 시장에 C클래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C350e, 중형 SUV GLC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GLF 350e를 내놓는다.
C350ee는 리터당 47.6km의 뛰어난 연료효율성을 제공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48g 수준, GLF350e는 320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며 리터당 38.5km로 연비 또한 우수하다. 벤츠는 내년에 추가로 PHEV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실제 벤츠는 올초 제네바 모터쇼와 서울모터쇼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공개하며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해 내부적으로 꾸준하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이다.
벤츠는 또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와 '전기차보급 활성화 방안'을 논의, 전기차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벤츠는 독일 카멘츠에 5억4300만달러(약 6470억원)를 들여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한편, 오는 2018년까지 전기차 제품군을 4개로 구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벤츠의 입지는 주력모델인 디젤 세단에 편중된 인기를 친환경차로 얼마나 분산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벤츠는 지난해 6월 완전변경 모델로 내놓은 E클래스가 출시 1년차에 접어드는 이달 기준으로 올 들어 월평균 3100여대가 팔리는 등 세단 모델 판매 실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우디는 최근 일부 차량 판매가 재개됐음에도 불구, 수입차 업계에서 국내 친환경차 시장 패권을 다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친환경차 모델은 ‘A3 스포트백 e-트론‘ 단 1개로 해외 판매모델까지 합쳐도 2종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우디는 지난달 상하이모터쇼에서 ’E-트론 스포트백‘ 콘셉트카를 선보인 후 5종 라인업으로 2019년 출시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국내보다는 중국 시장 위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또 최근 10년 내 전기차 30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등 파워트레인 다양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에 집중하던 독일3사가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대두 됨에 따라 관련 모델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다 새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이 확대되며 시장의 흐름을 외면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독일3사 외에도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혼다 등이 친환경차 출시를 예정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