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조직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업 관련 정책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투자 확대 보다는 내부 결속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수출 주력 기업들은 조직과 직급체계 변화를 통해 시장 대응 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주요 기업들은 당분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지켜보면서 방어적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고용확대 등 경영 활동에 민감할 수 있는 주요 쟁점들이 새 정부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쉽사리 대규모 투자 등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법개정과 비정규직문제 등 새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은 향후 경영활동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며 “아직까지 확실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책 마련을 더 이상 미루기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판단이다. 신규 투자 확대를 결정하기 어렵지만 기존 계획을 추진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전날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평적∙창의적∙자율적 조직문화 조성 위해 도입하기 위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 했다. 기존 직위, 연공 중심의 5단계에서 역할에 따라 사원, 선임, 책임의 3단계로 시스템을 변경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조직을 분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시스템 LSI사업부에서 파운드리(위탁생산) 팀을 분리해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이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조직을 분리 운영하면서 비메모리 사업의 효율성과 역량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독립시켰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전문성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긴축 경영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판매 확대와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은 기존 계획대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경영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와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준비가 필요하지만 정부 정책 변화 등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조직이 정비되고 확실한 방향성이 나올 때까지 많은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투자와 고용확대 결정도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